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

정욱, 김이담, 청예, 오승현, 임수림 (지은이) 지음 | 마카롱 펴냄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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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1

페이지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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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참신하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 탄생을 알리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년판. 해를 거듭해 성장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은 2021년 9회를 맞아 2,195인의 작가가 2,301편의 작품을 응모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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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형 인간 - 김이담

오히려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자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들이 있었던 것이 납득이 갔다. 다만 그런 인간들이 여자가 앞으로 살아갈 세계에서는 부디 소수이기를, 여자는 순수하게 바랐다.

밸런타인 시그널 - 오승현

다른 세계와 이어진 끈. PC에 깔아 놓은 세티앳홈 프로그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ATA 전파 간섭계에 들어온 우주 전파를 끊임없이 그에게 전해주고 있다. 조는 우주 지능체의 전갈을 받아 들고 새 시대를 선포하는 리더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루한 시간을 견뎌왔다.

너에게 - 임수림

내 머리를 쓰다듬던 박사는 울컥하며 처음으로 나를 꼭 안아주어. 난 생각했어. 아빠가 날 만들 때 너무 정성을 쏟았나 봐. 아빠의 마음 조각이 내 마음을 이룬 것 같아.

우리의 능력은 축복이자 저주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래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축복 같아요. 그러자 그녀가 말했어. 나도 진심으로 네가 언제까지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단다.
얘야. 내 손등을 쓰다듬으며 이모님이 덧붙였어. 너에게는 꼭 축복만이 가득하기를 빌게.

그 이야기 기억나? 한 소년이 온 마을을 구하기 위해 자기 옷을 다 벗어서 뭉친 다음, 댐의 구멍을 막고 있었다는. 넌 오래전에 휩쓸려갔을 내 세계를 네 손으로 다 막아준 거야. 난 네 손이 무르고 터져도 못 본 체했지.
미안해. 이제 손 빼도 괜찮아. 구멍에서 손 빼.
정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괜찮아. 이젠 내 손으로 댐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그 용기를 주었으니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

정욱, 김이담, 청예, 오승현, 임수림 (지은이) 지음
마카롱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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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매년 참신하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 탄생을 알리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년판. 해를 거듭해 성장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은 2021년 9회를 맞아 2,195인의 작가가 2,301편의 작품을 응모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출판사 책 소개

매년 참신하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 탄생을 알리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년판이 출간되었다.
해를 거듭해 성장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은 2021년 9회를 맞아 2,195인의 작가가 2,301편의 작품을 응모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단편은 응모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상승해 다섯 편을 선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고른 다섯 편의 참신하고 기발한 단편을 소개한다.

〈네 딸을 데리고 있어〉(정욱)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민영은 쇼핑몰 홈페이지 디자인 의뢰를 받은 뒤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 의뢰인이 고교 시절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수린이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온 민영과 달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인플루언서로 승승장구하는 수린을 본 순간 민영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수린이 사는 동네로 향한다. 그녀와 마주칠 것을 두려워하면서.
학교 폭력과 아동 학대라는 현대사회에 만연한 이슈를 한데 엮으며 독자의 호기심을 잘 자극해서 이끌어간 작품.

〈조립형 인간〉(김이담) 천신만고 끝에 대기업 인턴에 선발된 희주. 10명의 인턴 중 절반만 정규직이 될 수 있다! 서로를 경계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삭막한 회사에서 가장 우수하고 인품 좋은 남자 인턴과 우연히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남자에게서 자연스럽지 않은 무언가를 목격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으로, 작가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과 시종일관 서늘한 분위기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청예) 어렵게 취업한 중소기업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문자로 해고당한 지우는 다시 취준생 신분이 된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부자가 될 수 없으니, 더 도전적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젊은 부자를 목표로 하는 스터디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에 오늘 투자로 성공한 진짜 부자가 특별 게스트로 온다는데….
도서관을 닭장으로 표현하며, 그 닭장에서 함께 공부하는 닭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주인공이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응원하게 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비추는 이야기.

〈밸런타인 시그널〉(오승현) 천문학 전공자 조. 온종일 우주만 바라보고 있다가 어느 날 현실에 고개를 돌려보니 고학력 백수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가 물려준 수도권 요충지의 재개발 아파트가 그의 뒷배가 되어주고 있다. 그런데 윗집에 이사 온 꼬마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최근 외계에서 들어온 신호를 분석하는 조의 일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자존심만 남은 주인공이 행복해 보이는 위층 가족에게 열등감이 폭발해 벌이는 소심한 복수는 화가 나면서도 우습다. 여기에 외계인을 끌어와서 부동산 투기를 풍자하는 발상이 무척 참신한 작품.

〈너에게〉(임수림) 아픈 조카를 간병하고 함께 놀아줄 목적으로 이 박사가 만든 로봇. 그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감정을 느낀다’는 점이었다. 이 박사는 고민 끝에 로봇을 자신의 아들, 즉 인간으로 위장해 세상에 내놓는다. 이제 ‘태훈’이라는 이름을 얻은 로봇은 같은 반에서 ‘수안’이라는 아이를 만나고 매일매일 더 인간다워진다.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이슈인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인간성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시종일관 담담한 서간체는 이야기 속 사건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비극과 고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항상 부족한 느낌이고, 또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이번에 선정된 이야기들은 소재도 다양하지만, 독자가 느끼는 감정 또한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어리석고 어설프며, 열심히 노력하지만 현실을 벗어나기 힘든 등장인물의 모습은 우리와 닮았고,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빠져들면 안쓰럽다가도 우습고, 으스스하다가 통쾌하기도 하고 또 짜증이 났다가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야말로 마음을 움직이는(感動) 이야기들이다.

- 심사평

네 딸을 데리고 있어
왕따와 아동 학대라는 두 무거운 소재를 글 안에서 하나로 결합한 방식이 흥미롭고, 두 소재가 주는 긴장감을 소설이 끝날 때까지 놓지 않는 솜씨 또한 좋았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하는 독자를 정확한 타이밍에 놀라게 하고 이어질 사건을 궁금하게 만드는 솜씨가 돋보였다. ― 김이환

조립형 인간 사람을 조립한다는 소재는 무서우면서도 흥미롭고, 또한 최고 효율만을 추구하다가 인간미를 잃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확하게 은유하고 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 깔끔한 구조,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단편소설이 가져야 할 장점을 고루 갖춘 작품. ― 김이환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 선택의 여지가 없는 MZ세대의 분투기를 위트 있게 그려낸 작품. 젊고 가난하다는 것이 이토록 처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던 시간이었다. 매끄러운 문장력과 대화술, 비유법 등 소설이 가져야 할 매력을 고루 갖춘 좋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 강지영

밸런타인 시그널 재개발과 층간 소음과 외계인이 글 안에서 충돌하는데, 전혀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소재를 이야기 안에서 재치 있게 하나로 엮는다. 분노와 빈정거림과 자기 합리화를 오가는 뻔뻔한 주인공의 입담도 작품의 블랙 코미디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 김이환

너에게 가스통 바슐라르의 과학 철학론이 던진 질문과 해답이 작품 안에 잘 녹아 있다. 합리, 객관, 과학 중심으로 향하는 현대의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이 돋보였다. SF 소설이고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응모작 중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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