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지음 | 푸른숲 펴냄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신과의사 정혜신의 6주간의 힐링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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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6.10

페이지

288쪽

이럴 때 추천!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 고민이 있을 때 읽으면 좋아요.

#감정 #상담 #상처 #치유

상세 정보

관계에 서툴고 마음을 잘 표현할 줄 모르는 이들에게
온전히 나를 이해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공감

심리에세이 <홀가분>을 펴내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주치의로 자리 잡은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의 신간. 대한민국 30대 여성 4명과 정혜신 박사가 6주간 진행한 집단 상담을 토대로 했다. 기존의 심리서가 특정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상담참석자들이 자기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덮어둔 상처를 용기 있게 대면하며 치유에 이르는 상담실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여전히 어른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대면하는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던 이들은 치유자 정혜신과 다른 참석자들의 건강한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서서히 가벼워진다. 심리상담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일대일 상담이 부담스러웠던 독자들, 가족으로 인한 상처나 소통에 대한 막막함으로 힘들어했던 독자들에게, 이 6회의 세션은 상담실에 같이 앉아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고민해보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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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6

소울님의 프로필 이미지

소울

@soulays9

집단상담을 간접 경험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정혜신 유튜브 듣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목소리만 들어도 따뜻하고 넘 좋은데 한번 꼭 상담 받고 싶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지음
푸른숲 펴냄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1년 12월 21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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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wonseu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장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내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고 이해하는데는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도 심리상담을 받아본적이 없는데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4명의 이야기를 6회기에 풀어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살짝 맛만 본 느낌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상담과정을 간접 체험하면서 내 문제에 대입하기도 하고 이야기에 공감도 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약간 체험판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지음
푸른숲 펴냄

읽었어요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5월 23일
0
마술하는 야초님의 프로필 이미지

마술하는 야초

@vlucvex6thkm

  • 마술하는 야초님의 당신으로 충분하다 게시물 이미지
정혜신쌤은 집단 상담을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상담자 4명의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며 질문을 던진다. 그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그들을 이해하려 한다. 그게 다다.

총 5번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4명 중 누군가는 처음보다 눈에 띄게 달라졌고, 또 누군가는 마지막까지도 마음을 꺼내기 어려워한다. 그런 모습 조차도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닌 '그대로 받아들이기' 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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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감정적이 되면 안돼', '이성적으로 생각해야지'

등의 말을 들으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실은 이 단어도 잘 모르겠고 와닿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나를 남을 평가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이 단순한 한 문장안에 다 담겨있다.
나의 감정을 타인의 감정을 홀대하면 안된다.

정혜신 쌤은 상담을 통해 그리고 책의 지면을 통해 말한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고마운 책이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지음
푸른숲 펴냄

2020년 3월 15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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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심리에세이 <홀가분>을 펴내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주치의로 자리 잡은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의 신간. 대한민국 30대 여성 4명과 정혜신 박사가 6주간 진행한 집단 상담을 토대로 했다. 기존의 심리서가 특정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상담참석자들이 자기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덮어둔 상처를 용기 있게 대면하며 치유에 이르는 상담실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여전히 어른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대면하는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던 이들은 치유자 정혜신과 다른 참석자들의 건강한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서서히 가벼워진다. 심리상담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일대일 상담이 부담스러웠던 독자들, 가족으로 인한 상처나 소통에 대한 막막함으로 힘들어했던 독자들에게, 이 6회의 세션은 상담실에 같이 앉아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고민해보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우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따뜻하지만 중립적인 안내자 같은 책


《남자 vs 남자》와 《사람 vs 사람》으로 “예리한 심리분석과 사회적 통찰이 깃든 정교한 글쓰기를 하는 컬럼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았고, 심리에세이《홀가분》을 펴내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주치의로 자리 잡은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의 신간 《당신으로 충분하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내 마음 보고서’(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이 개발한 개인맞춤형 심리분석 프로그램) 결과 가장 평균적 모습을 보인 30대 여성 4명과 정혜신 박사가 6주간 진행한 집단 상담을 토대로 했다. 기존의 심리서가 특정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상담참석자들이 자기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덮어둔 상처를 용기 있게 대면하며 치유에 이르는 상담실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여전히 어른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대면하는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던 이들은 치유자 정혜신과 다른 참석자들의 건강한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서서히 가벼워진다. 심리상담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일대일 상담이 부담스러웠던 독자들, 가족으로 인한 상처나 소통에 대한 막막함으로 힘들어했던 독자들에게, 이 6회의 세션은 상담실에 같이 앉아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고민해보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나와의 상담을 통해 조금이라도 치유가 되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조근조근 설명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내게 끊임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물었던 질문들에 대해 한 번에 몰아서 찬찬히 대답하고 싶었다. _프롤로그에서

대한민국 30대 여성의 상처와 고민을 6주간 들여다보다


낯모르는 사람끼리 깊은 신뢰와 호감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바탕 위에서
자신을 활짝 열어가는 과정, 그 안에서만 가능한 뜨거운 지지와 위로, 격려 그리고
깊은 깨달음을 얻는 일련의 과정. 그것이 바로 집단 상담이다.
-본문에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심리서 최초로 ‘집단 상담’ 과정을 따라가면서 치유자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는 점이다(상담참석자들은 상담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는 데 동의했고, 출간 전 최종 원고를 확인하는 과정도 거쳤다). 저자는 치유가 한 명의 권위자(의사)로부터 환자에게 일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치유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치유자가 되는 치유의 선순환, 즉 ‘모든 인간은 치유적 존재다’라는 명제를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내 마음 보고서’ 분석 결과 30대의 고민을 대변하는 상담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아빠에게 받은 묵은 상처를 드러내면 자기가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는 지혜,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상정하고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노력하는 미수, 엄마를 대신해온 언니의 간섭 때문에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해인, 관계에 대한 외로움과 불신 때문에 유아독존적인 성향을 보이는 미란. 이들은 치유자의 인도에 따라 자신을 힘들게 하는 두려움의 근원을 찾아가고 오랫동안 덮어둔 상처를 낯선 사람들 앞에서 꺼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약한 부분을 드러낸 후 건강한 지지와 공감을 받는 과정을 통해 책임감과 두려움, 아픈 상처들이 딱지가 되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처럼 자신을 온전히 받아주는 관계망을 찾기 쉽지 않다. 집단 상담은 잘 모르는 이들과 오랜 시간 자기를 꺼내놓음으로써 인간이 모두 비슷한 고민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실제로 치유는 자신의 상처를 용기 있게 대면하고, 같은 상처를 지닌 동료를 보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보편성의 깨달음을 얻으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집단 상담을 통한 치유적 요소 중 첫 번째는 보편성(universalization)이다. 쉽게 말하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집단 상담 중에 다른 사람들의 아픈 경험에 대해서 깊이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그간 ‘나만 이런 고통을 겪는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중략) 사람은 내가 지닌 문제적 감정이나 생각들, 행동들을 다른 사람 일반과 비교해볼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이 어떤 내면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문제를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남과 다른 병적인 감정과 문제적 생각을 혼자서 하고 있는, 그래서 약간 정상이 아닌 인간’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나만 예외적인 존재라는 느낌이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그런데 집단 상담에서 발견하게 되는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느낌은 자신에 대한 안도감을 갖게 한다. ‘그래도 괜찮은 거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나만 이상하게 동떨어진 인간이 아니었구나’ 하며 안심한다. 그 느낌은 사람에게 치유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치유적인 깨달음이다._128-129쪽

치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진정한 공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노력할 것이 별로 없구나.
노력할 필요가 별로 없구나. 나 자체로도 괜찮구나’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그건 치유의 마지막 단계에 가깝다. _본문에서

심리상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은 치유의 전 단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우선 내담자들은 자신의 마음 상태,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들(이 책의 경우, 만족감의 부재, 이상적 자아에 대한 열망, 부모와의 문제,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소통하지 못하는 점 등)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지식이나 판단, 생각은 습관적으로 말하면서도 자기 느낌과 감정은 잘 알지 못하던 이들은 점차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니까 앞으로 여기서 내 이야기를 할 때, 내 생각이나 견해, 내 신념이나 의견 같은 근사하고 멋진 얘기보다는 아주 시시하고 일상적이어서 별 얘깃거리도 안 되어 보이는, 그렇지만 왠지 꼭 하고 싶은 얘기, 그런 ‘내 느낌’들을 말해야 합니다. (중략) 내 ‘생각’은 부모의 생각이나 스승의 가치관, 상사의 의견일 수 있지만 내 ‘마음이나 느낌’은 온전히 내 것이기 때문이에요. 생선 가시 발라내듯 내 ‘생각’과 내 ‘마음, 느낌’을 구별해나가는 일은 치유의 핵심적인 과정이기도 합니다._25쪽

이처럼 생각과 느낌을 분리하고 자기 감정을 명확하게 언어로 표현하게 되면 고통스러웠던 시점의 감정을 떠올리며 건강한 불편감이 생기게 된다. 이는 무의식적 심리방어기제를 걷어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내담자가 자기 안의 결핍을 깨닫고(자신이 결핍 때문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우울과 무기력한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말한다. 이때 다른 참석자들의 건강한 공감은 강력한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

불편함도 ‘건강한(또는 정당한) 불편감’과 ‘불건강한 불편감’이 있다. (중략) 아빠와의 부정적인 경험, 기억들이 떠오를 때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정상적이다. 정당한 답답함인 것이다. 그런데 힘들고 답답한 기억이 떠오를 때도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자기 감정을 지우려고만 드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불건강하다. (중략) 내면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존재하는 고통을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 이때 생겨나는 불편감은 자신에 대한 건강한 문제의식의 결과이며 현실에 대한 적절한 감정이입이다. 그때의 불편감은 건강한 불편이다._65-66쪽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대한 자각과 인정 이후에 따라오는 것은 ‘우울’이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면 맥이 풀리고 무력감이 들고 우울해진다. 당연하다. 이때의 우울은 치유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때의 우울은 환영할 만한 과정이다. 성찰과 치유의 과정을 제대로 밟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순간에 무기력해지고 멍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내가 뭐 잘못된 거 아냐?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며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되면 문제가 더 꼬인다. 이때 ‘마음껏’ 우울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충분히 그러고 나면 간절했던 그 욕구로부터 심리적 거리를 갖게 된다.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나면 그 욕망과 욕구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에 대한 집착이 저절로 줄어든다. _156-157쪽

황지혜 _ (미수를 보고 고개를 숙이며 나직하게) 머리로가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너무 공감 간다.
정혜신 _ 지금 그 말은 어떤 의민가요. 좀 특별하게 들리네요.
황지혜 _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박카스 먹은 것처럼 쑥 내려가는 거 있잖아요. 화한 느낌처럼요. 처음 느껴봤어요. 이런 게 공감인가 봐요. ‘아무도 없어도, 내 옆에서 모두 다 사라져도’ 뭔가 이런 얘기에 공감이 또 한 번 이뤄졌으니까. 지금 이런 베이스를 갖게 되었으니까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즐거울 거란 소망이 생겨요. 희한한 느낌이다. 하하._193-194쪽

당신의 상처 경험보다 당신은 더 큰 사람
죽을 만큼 노력하지 않아도, ‘당신으로 충분하다’


30대를 지나고 있는 이들 4명은 제각각 다른 이유로 현재의 자기 자신에게 완벽한 기준을 요구하며 살아간다. 저자가 ‘슈드비 콤플렉스’라고 설명한 ‘나는 장녀니까, 나는 30대니까, 나는 OO가 부족하니까 ~해야 한다’는 자기규정에 옴짝달싹못하는 모습은 우리 현대인들의 각박한 초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늘 악착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그래서 늘 지치고 자신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견고한 자기 굴레를 ‘슈드비 콤플렉스(should be complex)’라 한다.
‘모름지기 서른이 넘으면, 모름지기 숙녀라면, 모름지기 장남이라면, 모름지기 가장이라면, 모름지기 고3이라면,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슈드비 콤플렉스다.
사회에서 한 사람을 규정하는 역할들은 동시에 여러 개다. 가장이지만 막내아들이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선 귀염둥이 총무로 통하지만 교회에 가면 엄숙한 장로일 수 있다.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의 여러 역할 중에 어느 하나의 역할과 기준만으로 그 사람의 삶 전체를 구속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서른이 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다 억제하도록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는 해인처럼.
해인은 ‘서른이 넘었’지만 ‘미혼의 여성’이자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성인이다. 그 나름의 자유도 누릴 충분한 권리가 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내린 ‘서른 넘은 어른’이라는 획일적이고 강력한 자기규정이 해인을 과도하게 지배하고 구속하고 있다. 슈드비 콤플렉스에 과하게 휘둘리면 사람은 당연히 획일화된다._78-79쪽

책 전반에 걸친 저자의 메시지는 어떤 상처를 지녔든, 어떤 결핍이 있든 인간은 자신의 상처 경험보다 훨씬 큰 존재라는 점이다. 이 점을 치유자가 온전히 지지해주면 내담자는 심리적으로 더 단단해져서 상처와 책임에 짓눌리지 않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 정혜신은 6회의 세션을 통해 ‘더 노력하지 않아도, 더 채우지 않아도 괜찮은’ 그들 각자의 종착지로 인도한다. 집단 상담에서 자신을 객관화하는 연습과 서로 간에 진솔한 공감을 주고받으며 도착한 치유의 종착지로.

‘괜찮다. 기대가 무너져도, 가족이 무너져도 괜찮다. 너는 언제나 괜찮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수에게도, 모든 사람에게도, 나는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미수의 바닥에 있는 감정을 담담히 듣는다.
상처가 되었던 경험들, 억울한 감정, 분노했던 마음들, 이런 것들을 드러내면 자기가 무너져버릴 것 같거나 너무 수치스러울 것 같다고 미수는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미수의 경험’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미수’도 동시에 존재한다. ‘미수의 경험’보다 ‘미수’는 훨씬 더 큰 개념이다. 미수가 상처받은 경험 때문에 미수가 바로 무너져야 하는 건 결코 아니다. 이것을 나는 담담한 태도로 미수에게 전달한다. 미수, 너의 상처 경험보다 미수 너는 언제나 더 크다._127-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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