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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22.3.29
페이지
147쪽
상세 정보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김병운의 <윤광호>, 위수정의 <아무도>, 이주혜의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선정위원(강동호, 선우은실, 이소, 이희우, 조연정, 조효원)은 문지문학상 심사와 동일한 구성원이며 매번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작품을 선정한다.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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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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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대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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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김병운의 <윤광호>, 위수정의 <아무도>, 이주혜의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선정위원(강동호, 선우은실, 이소, 이희우, 조연정, 조효원)은 문지문학상 심사와 동일한 구성원이며 매번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작품을 선정한다.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봄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봄 2022』가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지난 4년간 꾸준히 출간된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매 계절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봄 2022』에는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김병운의 「윤광호」, 위수정의 「아무도」, 이주혜의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선정위원(강동호, 선우은실, 이소, 이희우, 조연정, 조효원)은 문지문학상 심사와 동일한 구성원이며 매번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작품을 선정한다.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도서는 1년 동안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봄, 이 계절의 소설
사랑은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어떤 경우엔 철저히 가려지기도 한다. 사회의 차별 때문이기도 하고, 당대의 윤리에 어긋나서이기도 하고, 상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어서일 때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사랑 앞에서 주저하고 나아가 스스로와 불화할 수밖에 없던 이들을 위해 소설 3편을 엄선해 선보인다.
김병운 「윤광호」
“광호 씨는 무엇이든 쓸 수 있는 사람이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김병운은 장편소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2020)를 통해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해 감내한 두려움과 용기를 정공법으로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소설 보다: 봄 2022』에 수록된 「윤광호」에도 자신의 성적 지향을 긍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화자 ‘나’가 등장한다. 이 작품은 소설 속 화자가 34세에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윤광호’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만남을 되살리면서 윤광호의 생전의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특히 작중인물의 이름 ‘윤광호’는 한국 근대 퀴어문학의 시작으로 불리는 이광수의 동명 소설 「윤광호」에서 가져온 것으로 두 ‘윤광호’ 사이의 시차를 확인하며 읽어나가는 것도 독자에게 큰 즐거움이 되어줄 것이다.
윤광호와 ‘나’는 게이 인권운동 단체에서 함께 활동한 사이로, 윤광호는 사실 소설을 쓰는 내게 “게이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글”을 요구하며 “내 안의 불편을 자극하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자신의 성적 지향을 인정했지만 미처 긍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 ‘나’와 성소수자로서의 고민을 본인의 삶에 그대로 녹여내었던 ‘윤광호’의 삶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던 윤광호의 말처럼 성적 지향에 대한 긍정은 ‘나’에게도 뒤늦게나마 도착한다. “생득적인 계보와 달리” 형성되는 “퀴어의 계보”(김병운)에 따라 이광수의 윤광호, 김병운의 윤광호, 마지막으로 화자인 ‘나’가 동시대적으로 연결되며 서로의 삶을 발견한다.
“이 소설을 구상하면서 잘 표현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앞장서 있는 활동가들에 대한 부채감과 더불어 이전 세대에 대한 감사함이었어요. 특히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시기에 퀴어문학을 쓰고 읽었던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요.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환경이나 조건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어떻게 소설에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인터뷰 「김병운×선우은실」에서
위수정 「아무도」
“어떤 마음은 없는 듯, 죽이고 사는 게 어른인 거지. 그렇지?”
위수정은 일반적으로 드러난 세계 밖의 불분명하고 유동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최근 첫 소설집 『은의 세계』(2022)를 선보인 바 있다. 위수정의 「아무도」는 남편 수형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된 희진이 머물던 집을 나오면서 시작된다. 냉장고 속에 물도 없는, “이런 걸 집이라고 할 수 있어?”라고 할 만큼 집답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게 된 희진의 삶에서 독자가 지속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금지된 새 사랑의 전개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는 “개 같은 욕망”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르는 강렬한 감정에 스스로를 내맡긴 희진 그 자체이다.
드라이아이스에 손을 대었을 때 느끼는 통증, 전력 질주하며 토해내는 밭은 숨과 몰려오는 관자놀이 부근의 두통 등, 작품은 진행되는 내내 희진이 겪은 감각을 실체화하며 남편 수형으로 상징되는 안정된 삶과 대비되는 희진의 뜨겁고도 흔들리는 마음 상태를 온전히 드러낸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항상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위수정)이자, 한번 잃으면 되살리기 어려운 감각들을 “자신만의 집 속에 간직하고 싶은 여성의 이야기”(조연정 문학평론가)일 것이다.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소설이면서 이미 그 안에 사랑의 불가능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모두 긍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루어지는 것은 또 뭘까요.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 순간 사랑은 불가능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상대와 나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말씀하신 대로 결국에는 ‘거대한 자아’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거라는 점에서요.”
인터뷰 「위수정×이소」에서
이주혜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인제 그만 돌아갈까? 약간의 무게를 잃었을 내 몸에.”
소설가이며 동시에 번역가로서 활동해온 이주혜는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여성, 연대, 돌봄 노동 등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 『자두』(2020)로 강렬한 첫걸음을 떼었다. 이 책에 수록된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는 53세 여성 구은정의 영혼이 수술대 위에 오른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시작이 인상적인 소설이다. 은정의 영혼이 그가 오랜 시간 몸담아온 가구 회사의 통나무 더미 위에 올라 그의 삶과 동료였던 소희 언니, 그리고 회사 사장과의 기묘한 관계를 톺아보는 것이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이다.
“쓸모없는 빈 자루가 되어” 집 안에 부려져 있던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의 짐을 져야 했던 ‘은정’에겐 그를 둘러싼 다양한 별명이 뒤따른다. ‘처녀 가장’에서 ‘미쓰 구’로 불리던 나날을 지나 ‘노처녀’ ‘불알 없는 남자’, 그리고 마침내 성적인 뉘앙스를 지닌 별명조차 붙지 않는 오십대 미혼 여성에 이른다. 그토록 ‘이고 진’ 것 많았던 70킬로그램의 ‘은정 양’은 고작 21그램에 불과한 영혼으로 노화한 자신의 신체를 마주한다. 매번 찾아온 사랑 앞에서 적극적으로 사랑하지 않기를 선택했던 은정의 삶은 수치화된 무게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이기에, 통나무에 새겨진 나이테만큼이나 단단하다.
“사장이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은정은 감히 ‘사랑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 화자는 첫사랑 소희 언니에게도 “나는 언니가 좋아요”라는 말 한 마디를 제대로 못 하고 결혼식장에서 울며 박수나 치는 사람이지요. 뒤늦게 일본에서 발견한 사랑도 화자가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을 기다리게 만들어버렸고요. 어쩌면 이고 진 게 너무 많은 화자에게 사랑은 더할 엄두가 나지 않는 가장 무거운 짐이 아니었을까요?”
인터뷰 「이주혜×이희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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