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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1.11.29
페이지
320쪽
상세 정보
수백 권의 어린이 책을 번역하며 아동문학을 연구해온 엄혜숙 작가가, 모처럼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 100일 동안 매일 쓴 일기를 엮은 이 책에는 작가가 한 시기 동안 읽고, 쓰고, 보고, 말하고, 먹고, 마시고, 잠자고, 걷고, 나누고, 생각하던 일상의 풍경들이 안개꽃처럼 수수하게 담겨있다.
일상을 찬찬히 살아가면서도 사색의 틈을 잃지 않고 자신을 꾸려나가는 그는, 한국의 아동문학가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삶의 순간들을 솔직담백한 문장으로 써냈다. 대장천을 걸으며 새와 나무와 꽃의 계절 변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그를 만든 다양한 작품 세계와 인생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상세정보
수백 권의 어린이 책을 번역하며 아동문학을 연구해온 엄혜숙 작가가, 모처럼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출간했다.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 100일 동안 매일 쓴 일기를 엮은 이 책에는 작가가 한 시기 동안 읽고, 쓰고, 보고, 말하고, 먹고, 마시고, 잠자고, 걷고, 나누고, 생각하던 일상의 풍경들이 안개꽃처럼 수수하게 담겨있다.
일상을 찬찬히 살아가면서도 사색의 틈을 잃지 않고 자신을 꾸려나가는 그는, 한국의 아동문학가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삶의 순간들을 솔직담백한 문장으로 써냈다. 대장천을 걸으며 새와 나무와 꽃의 계절 변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그를 만든 다양한 작품 세계와 인생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아동문학가 엄혜숙이 어른이들에게 털어놓는
솔직담백한 이야기
오랫동안 그림책을 번역하며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해온 아동문학가 엄혜숙이 모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00일 동안 매일』은 저자가 2021년 봄여름을 지나는 100일 동안 매일 쓴 일기를 엮고 틈틈이 취미로 그린 그림을 덧붙여 소담스럽게 담아낸 책이다. 솔직담백한 문장들로 풀어낸 일상의 풍경들 속에 그의 인생과 추억, 문학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안개꽃 다발처럼 포개져 있다. ‘지금 여기’의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생애를 이루듯, 점점이 지나가는 매일의 기록들은 엄혜숙이 살아온 결코 만만치 않았던 삶과 우리 시대의 궤적까지 건져 올려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그의 글은 텃밭에서 자라나는 채소처럼, 길가에 핀 들꽃처럼 수수하고 질박하다.
그가 100일 동안 보고 듣고 향유한 것들의 목록을 보다 보면 독자들은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매일같이 대장천을 걸으며 자연과 계절을 좇는 발걸음에선 결코 잃지 않는 삶의 여유와 균형이 느껴진다. 100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의 편린들을 담은 이 책은 한국의 아동문학가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지금의 엄혜숙을 만든 다양한 작품 세계와 인생 경험을 꺼내 보여준다. 간간이 시를 읽으며 삶의 틈새를 찾는 그의 말들은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뿐 아니라 숨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지금의 어른이들에게도 큰 위안을 준다.
삶의 틈새에서 숨 쉬듯 시를 읽는다
엄혜숙 작가의 2021년 한 시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100일 동안 매일』은 그가 ‘매일 써 보자’는 다짐으로 써내려간 일상의 기록이다. 꾸밈없고 질박한 문장들 속에 때론 담담하고, 때론 애상적이고, 때론 날 서있고, 때론 다정다감하고, 때론 진중하고, 때론 TMI 수다 같은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그는 원고를 마감하고, 강연과 심사를 하고, 온라인 독서 모임을 하고, 출판사 미팅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한편 TV로 뉴스나 「싱어게인」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김치를 담가 지인에게 나눠주고, 시댁 식구와 외식을 하고, 급체한 동거인을 보살피고, 단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대장천을 산책하고, 지인들과 탐조를 나서는 등 크고 작은 일들로 언제나 분주하다. 그의 일상은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다단한 일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바쁜 삶에 틈을 내기 위해 그는 시를 읽는다고 말한다. 비닐봉지에 든 검정콩을 보며 정지용의 시 「말1」을 떠올리고, 하늘의 별을 보며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별」을 떠올리고, 박화목의 시에 곡을 붙인 「망향」을 흥얼거린다. 그는 폴 엘뤼아르의 「이곳에 살기 위하여」를 손가락에 꼽으며 한때 문학을 신앙으로 취하려 했음을 고백한다. 그림책의 말을 옮기는 그의 비옥한 토양은 시로부터 연유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런 마음도 다 타 버리고 없지만, 그때만 해도 문학이, 시가 나를 살게 해 준다고 믿었다. 내 삶의 의미를 찾아 줄 열쇠라고 생각했다. 세속적으로 가치 있어 보이는 것들, 그것을 모두 모아서 문학에 바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 돌이켜 보니 나는 그즈음 기독교 신앙을 버린 대신에 문학이라는 또 다른 신앙을 취하려 했던 거 같다. - 42쪽
그는 어린이는 어른의 기본형이며, 아동문학은 평생 세 번 읽는 문학이라고 말한다. 100편의 일기 속에는 문학 작품뿐 아니라 영화, 노래, 전시 등 저자가 감화를 받은 수많은 작품이 언급된다. 그가 참고하는 자료의 방대한 넓이와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은 이 책에서 아동문학가 엄혜숙을 읽어내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대장천을 산책하며 나의 속도로 ‘걷는 인간’
『100일 동안 매일』을 읽고 나면 엄혜숙 작가가 특별한 일정이 없는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무리 없이 그려진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 달걀과 커피, 빵 한쪽을 먹고 책상에 앉아 그날 할 일을 정리한다. 그리고 책을 뒤적이거나 메일을 확인한다. 그러다 보면 밤늦게까지 작업하는 동거인 K가 일어난다. 두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고 대장천에 간다.
대장천은 이 책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는 장소다. 저자가 ‘걷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엄혜숙 작가는 대장천을 산책하며 자연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 밤에 걸을 때에는 하늘에 빛나는 달과 시리우스를 올려다보며 심상에 젖는다. 독자들은 저자의 시선을 따라 대장천을 둘러보며 주변에 서식하는 매화나무, 살구나무, 목련이며 무궁화나무 등 다양한 과수와, 참새, 원앙,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백로, 물닭 등 조류의 목록을 자연히 꿰게 된다. 함께 걷는 동거인 K와의 티키타카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바쁘게 굴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자연과 교감하고 자신을 살피며 여유를 누리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엄혜숙 작가도 한때는 생계를 고민해야 했다. 출판사에 다니던 그는 40세에 더 이상 학습교재를 만들며 과로하는 것이 힘들어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다. 그리고 공부를 다시 시작해 50세가 지나 박사학위를 땄으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 나는 뭘 하든 2%가 부족해요. 편집자가 되기에는 근성이 부족하고, 작가가 되기에는 독창성이 부족하고, 공부하다 보니까 탐구심이 부족하고. 프리랜서로 살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살아요.” 더 크게 웃는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나다. - 240쪽
최고의 그림책 번역가로 손꼽히는 저자는 슬럼프에 빠진 지인을 위로하며, 자신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기 역부족이라 매일 2시간씩 산책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에게서 보이는 삶의 여유와 균형은 이처럼 경쾌하면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함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 모든 어른은 어린이였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어린 시절 고향집의 텃밭과 동네 친구 착한이를 추억하는 그의 회상에서, 독자들은 시에 탐닉했던 그가 어떻게 최고의 그림책 번역가가 되었는지 넌지시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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