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은이) 지음 | 제철소 펴냄

아무튼, 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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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11.27

페이지

208쪽

상세 정보

아무튼 시리즈 서른일곱 번째 책. 번역가 서라미의 첫 산문집이다. 번역 원고의 원고지 1매 가치를 면 100퍼센트 오가닉 실 한 볼이나 손잡이가 실리콘으로 마감된 코바늘 두 개로 환산하는 저자의 못 말리는 뜨개 사랑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 번에 한 코씩만 뜰 수 있는 뜨개처럼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엮어낸 다채로운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뜨개질'이라고 부르는 행위에 담긴 편견들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다. 저자는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라는 통찰에서 시작해 엉킬 대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면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타인과의 관계를 떠올리고, 뜨개에 덧씌워진 '여성스러움'이라는 프레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첫 코부터 마지막 코까지 실과 바늘이 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뜨개'라는 드넓은 우주 나아가 '삶'이라는 아득한 세계를 유유히 표류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 일러스트인 아란무늬 래글런 스웨터를 실제로 떠볼 수 있도록 책 말미에 실은 도안은 이 땅의 뜨개인들을 위한 저자의 애정 어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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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3

,님의 프로필 이미지

,

@nhk9pvl6avco

뜨개는 철학이라구

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은이) 지음
제철소 펴냄

읽었어요
2022년 1월 14일
0
헤스티아님의 프로필 이미지

헤스티아

@dkharrby4nra

뜨개가 취미인 자들은 깔깔거리며 웃을수 있는 공감 200% 이야기들

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은이) 지음
제철소 펴냄

👍 행복할 때 추천!
2021년 10월 10일
0
차님님의 프로필 이미지

차님

@chanim

아무튼 시리즈는 취향만 맞으면 빠져들기 쉽다.
(+취향이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 이야기를 힐끔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목도리 떠주는 시간이 있었다. 기말고사도 다 끝난 시점이라 수행평가도 아니어서 뜰 사람만 떴다. 나는 좋아하는 오빠에게 목도리를 주기 위해 실을 사고 가정 시간이 아닌 때에도 틈틈히 떴다. 내 마음은 그냥 짝사랑으로 끝났고 목도리도 내 옆에 그대로였다. 아깝다는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다 풀었다. 타원형으로 통통하게 말아서 쇼핑백에 넣고 잊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줄 걸 그랬나 싶지만 그땐 그래야만 마음이 괜찮아질 것 같았나보다.

아무튼,
잠시나마 추억에 잠겼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뜨개질'이 아닌 '뜨개'라고 불러달라고 한 점. 나도 뜨개질이라고 했는데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뜨개'라고 불러야겠다 생각했다.

.
.
.
이탈리아의 번역가 안나 루스코니는 이렇게 말했다. “말은 세상을 여행하고 번역가는 그걸 운전하는 사람이다.” 이 문장을 이렇게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실은 세상을 여행하고 뜨개인은 그걸 운전하는 사람이다.”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다 중)

"또 새로 시작해?"
새 실의 라벨을 풀어 코를 잡으려는 나를 보고 남편이 묻는다. 이어지는 질문.
"저번에 뜨던 목도리는 다 떴어?"
앞선 질문보다 한층 호기심 어린 목소리다.
'당연히 다 안 떴지. 그걸 꼭 물어봐야겠어?'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소리 내어 말한 대답은 이거다.
"목도리는 겨울 거고 이제 여름이니까 여름 거 먼저 하나 뜨려고."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며 코를 잡기 시작한다. 먼저 뜨던 걸 다 떠야 새걸 시작할 수 있다고 법에 정해져 있기라도 한가. 뜨고 싶으면 뜨는 거지.
(기꺼이 잡스럽게 거침없이 산만하게 중)

뜨개인에게 그토록 많은 문어발이 필요한 이유는 작가 구달에게 88켤레의 양말이 필요한 이유와 같다.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

무엇이든 뜨는 것과 한 가지만 뜨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그 공간에 문어발이 있다. 그러니까 문제는 문어발이 아니라, 문어발에 죄책감을 느끼는 마음이다.
(기꺼이 잡스럽게 거침없이 산만하게 중)

존재나 자취만으로도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있다. 내게는 짐머만이 그렇다. 짐머만의 뜨개 철학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요약하고 싶다. 뜨개란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행위가 아니라 실과 바늘과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라는 만인 뜨개 가능설, 뜨개에는 옳은 방법도 틀린 방법도 없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만 있을 뿐이라는 열린 뜨개설, 마지막으로 뜨개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존재할 수 없고 그러므로 누구나 앞선 뜨개인에게 영감을 받아 자신의 개성과 필요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영감 뜨개설.
(짐머만을 읽다 중)

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은이) 지음
제철소 펴냄

2021년 5월 17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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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아무튼 시리즈 서른일곱 번째 책. 번역가 서라미의 첫 산문집이다. 번역 원고의 원고지 1매 가치를 면 100퍼센트 오가닉 실 한 볼이나 손잡이가 실리콘으로 마감된 코바늘 두 개로 환산하는 저자의 못 말리는 뜨개 사랑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 번에 한 코씩만 뜰 수 있는 뜨개처럼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엮어낸 다채로운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뜨개질'이라고 부르는 행위에 담긴 편견들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다. 저자는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라는 통찰에서 시작해 엉킬 대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면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타인과의 관계를 떠올리고, 뜨개에 덧씌워진 '여성스러움'이라는 프레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첫 코부터 마지막 코까지 실과 바늘이 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뜨개'라는 드넓은 우주 나아가 '삶'이라는 아득한 세계를 유유히 표류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 일러스트인 아란무늬 래글런 스웨터를 실제로 떠볼 수 있도록 책 말미에 실은 도안은 이 땅의 뜨개인들을 위한 저자의 애정 어린 선물이다.

출판사 책 소개

아무튼 시리즈 서른일곱 번째 책 『아무튼, 뜨개』는 번역가 서라미의 첫 산문집이다. 번역 원고의 원고지 1매 가치를 면 100퍼센트 오가닉 실 한 볼이나 손잡이가 실리콘으로 마감된 코바늘 두 개로 환산하는 저자의 못 말리는 뜨개 사랑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 번에 한 코씩만 뜰 수 있는 뜨개처럼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엮어낸 다채로운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뜨개질’이라고 부르는 행위에 담긴 편견들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다. 저자는 “뜨개는 실로 하는 번역”이라는 통찰에서 시작해 엉킬 대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면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타인과의 관계를 떠올리고, 뜨개에 덧씌워진 ‘여성스러움’이라는 프레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첫 코부터 마지막 코까지 실과 바늘이 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뜨개’라는 드넓은 우주 나아가 ‘삶’이라는 아득한 세계를 유유히 표류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 일러스트인 아란무늬 래글런 스웨터를 실제로 떠볼 수 있도록 책 말미에 실은 도안은 이 땅의 뜨개인들을 위한 저자의 애정 어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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