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러브

표국청, 황모과, 안영선, 하승민, 박태훈 (지은이) 지음 | 안전가옥 펴냄

뉴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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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5.7

페이지

300쪽

상세 정보

안전가옥 앤솔로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주제는 ‘뉴 러브’이다. 영화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과 함께한 두 번째 공모전의 응모작 300여 편 가운데 열띤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다섯 편을 수록했다.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사랑 이야기에 어떤 새로움을 더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가장 매력적인 대답을 건네준 작품들이다.

자기 의지를 갖게 된 게임 캐릭터들이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내는 「장군님의 총애」, 벨루가 무리에 몰래 섞여 생활하는 로봇 벨루가의 사랑스러운 성장담 「나의 새로운 바다로」, 죽은 남편을 되살릴 기회 앞에 선 아내의 내적 갈등을 담은 「롤백」, 타인의 표정을 훔치며 살아온 이의 서늘한 애정을 그린 「사람의 얼굴」, 물리학도와 한류스타 배우 간의 기묘한 소개팅 스캔들 「가능성 제로의 연애」 등 모든 수록작은 현실을 넘어선 세계의 풍경과 그 세계에서 펼쳐질 수 있는 사랑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집중하는 이야기만을 ‘사랑 이야기’로 부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으로부터 도피하는지를 두루 조망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 이야기가 품을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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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님의 프로필 이미지

양파

@yangpa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괜찮은 단편 2개 정도를 만날 수 있는 책

뉴 러브

표국청, 황모과, 안영선, 하승민, 박태훈 (지은이) 지음
안전가옥 펴냄

4주 전
0
망밍망님의 프로필 이미지

망밍망

@tkvl03mtan2q

죽음과 고통이 주는 시각적 충격은 익숙해지기에는 너무 벅찬 종류의 것들이었다. 이에 더해 언젠가부터 옥지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또 다른 감정은 진성이 고통받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욕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

“그냥 우리 도망갈까?”
“그러면 게임은 망가질 거고, 데이터들이 폐기될 거야.”
“그렇겠지.”

-

“그렇게 자유로운 시간 동안은 너랑 같이 있을 수 있잖아.”

-

그곳에는 동진과 마찬가지로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프로그래머들이 있었다. 자신이 만든 무언가가 제대로 기능하는 것에 기뻐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이유를 살펴 작동할 때까지 수정하는 사람들.
순수하게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

진성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데이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능력 때문에 진성과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아까 튜토리얼을 막 끝마치고 내 방에 단둘이 있었을 때, 나 무언가 따뜻한 기분을 느꼈어.”
“그 기분이… 뭔데?”
“그건 아직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너를 볼 때마다 그 따뜻한 기분이 계속 느껴져. 너와 함께 있으면 점점 더 분명해지는 느낌이야.”

-

“되도록 빨리 분명해지도록 할게.”

-

“<장군님의 총애>는 완벽한 서사를 가진 작품이에요. 그 서사를 망치는 것은 가당치 않아요. 애초에 옥지가 진성을 사랑한다니. 그게 말이 돼요?”
“가끔은 말이 안 되는 게 사랑 아닙니까….”

-

“언젠가 끝없는 밤이 다가와, 끝없는 잠을 자게 될지도 모르지.”

“그때, 그대와 함께 잠들면 무엇도 두렵지 않을 텐데.”
옥지의 말에 진성이 고개를 들었다.
“나 이 정도만 욕심부려 봐도 괜찮을까?”
진성은 즉답했다.
“당연하지.”

-

“대표님도… 결국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싶으신 거잖아요.”

-

응원할 수밖에 없는, 저 모니터 안의 두 사람이 가진 사랑이라는 감정의 힘을. 진성이 자신의 피로 바닥에 글씨를 썼을 때, 옥지가 진성을 살리기 위해서 플레이어의 총구 앞에 섰을 때 저 둘이 품었던 감정은 진짜라는 걸. 그리고 그 둘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도 진심이라는 걸.

-

자신도 무언가를 사랑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달려들었다. 나와 함께 있는 이 사람들도 역시나 자신이 아끼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무식한 일정을 소화하겠노라 말하고 있었다.

-

“난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어. 정해진 대로 살았고 그 정해진 길마저 언제나 남을 위한 길이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나는 내가 사랑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을 지켜 나갈 거야.”

-

“동혜야, 엄마는 언제나 너랑 함께 있을 거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고 밤에 만나자!”

-

칼리의 눈 속에 어린 깊은 슬픔이 보여 나는 꼼짝할 수 없었다.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칼리는 받아들일까? 인간을 대신해 내가 사과해도 좋은 걸까?

-

그랬다.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토록 찬란한지 미처 몰랐던 때였다. 우리는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함께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앵지가 마지막 숨을 크게 들이쉰 뒤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나의 로컬 브레인도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그라들었다.

-

돼지를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영. 그 단어가 주는 절망적인 느낌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울었다.

-

내 평생 가장 확고했던 사랑의 대상이 어느 순간 대체되었는데 나는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

오른쪽 귀에서 이명이 시작되어 손바닥으로 귀를 덮었다. 영혼을 복사하기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나에게 있어서 얄궂은 길이의 시간이었다.

-

“죽음보다 더 나쁠 게 있나요?”
“실패의 양상은 언제나 다양하죠. 짧은 기간이나마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조언은… 산 사람을 죽이는 일과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은 기본적으로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고결한 희생과 자기 파괴적 투신을 구별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는 죽음의 기회를, 되도록이면 명예로운 죽음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

비통. 그 단어가 좋았다. 서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표정에 이름을 붙였다.

-

서희는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스물두 가지, 대학에 입학할 즈음에는 서른 개가 넘는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모두 훔친 것들이었고 돌려주는 법을 몰라 10년이 되도록 가지고 살았따.

-

마구잡이로 표정을 수집하는 건 쓰레기를 주워다 전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체계가 필요했다. 서희는 가로축과 세로축으로 된 그래프를 그렸다. 가로축의 한쪽 끝에는 기쁨, 반대쪽 끝에는 슬픔이 자리했다. 세로축 양쪽 끝에는 분노와 평온이 위치했다.

-

서희는 겉으로 고요했고 속으로는 펄펄 끓었다. 사람들은 온화하고 은근한 미소로 중무장 한 서희를 동경했다.

뉴 러브

표국청, 황모과, 안영선, 하승민, 박태훈 (지은이) 지음
안전가옥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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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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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앤솔로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주제는 ‘뉴 러브’이다. 영화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과 함께한 두 번째 공모전의 응모작 300여 편 가운데 열띤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다섯 편을 수록했다.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사랑 이야기에 어떤 새로움을 더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가장 매력적인 대답을 건네준 작품들이다.

자기 의지를 갖게 된 게임 캐릭터들이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내는 「장군님의 총애」, 벨루가 무리에 몰래 섞여 생활하는 로봇 벨루가의 사랑스러운 성장담 「나의 새로운 바다로」, 죽은 남편을 되살릴 기회 앞에 선 아내의 내적 갈등을 담은 「롤백」, 타인의 표정을 훔치며 살아온 이의 서늘한 애정을 그린 「사람의 얼굴」, 물리학도와 한류스타 배우 간의 기묘한 소개팅 스캔들 「가능성 제로의 연애」 등 모든 수록작은 현실을 넘어선 세계의 풍경과 그 세계에서 펼쳐질 수 있는 사랑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집중하는 이야기만을 ‘사랑 이야기’로 부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으로부터 도피하는지를 두루 조망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 이야기가 품을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안전가옥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두 번째 공모전 수상 작품집
새로운 세상에 비추어 본 특별한 사랑 이야기


사랑이란 익숙하고도 낯선 주제다.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이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과연 사랑 이야기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을까?

기실 사랑 이야기는 끊임없이 새로워져 왔다. 사회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 사랑의 모습도 자연히 달라지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새롭게 느껴질 이야기는 현재까지 일어난 변화를 넘어선,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안전가옥과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은 두 번째 공동 기획 공모전의 주제를 ‘뉴 러브’로 정하고 새로운 세상에 비추어 본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찾았다.

흥미로운 세계 속 다채로운 사랑의 모습

『뉴 러브』 수록작들은 모두 흥미로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게임 속 캐릭터의 AI가 학습을 거듭한 끝에 게임 스토리를 거부하는가 하면(「장군님의 총애」), 로봇 벨루가는 생체 벨루가 무리 속에 녹아들어 스스로 정보 수집 활동을 한다.(「나의 새로운 바다로」) 사망한 사람은 타인의 결정에 따라 되살아날 가능성을 얻게 되며(「롤백」), 인상적인 표정을 지닌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 표정을 빼앗기고 만다.(「사람의 얼굴」) 출산율 제고를 위해 국가 주도 소개팅이 펼쳐지는 대한민국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가능성 제로의 연애」)

각기 다른 배경만큼이나 작품 안에 드러나는 사랑의 모습도 다양하다. 주인공들은 애정을 품은 대상의 성별이 자신과 같다고 해서, 사회적 입장이나 생물학적 분류가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자신의 마음을 물리지 않는다. 연애 대상이 아니라도 사랑할 만한 존재는 많다. 촌장은 마을을, 개발자는 게임을, 가족은 서로를, 대중은 스타를 아낀다. 다른 존재를 해쳐서까지 자신을 위하는 마음조차도 사랑이다.

존재 방식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에너지

『뉴 러브』 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선택함으로써 훌쩍 성장해 하루하루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이기도 하고, 사랑을 욕심껏 취한 끝에 아무것도 손에 넣지 못한 채 파멸을 향해 내몰리기도 한다. 아무도 그저 그런 결과를 맞이하지 않는다. 사랑은 존재 방식과 인생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다. 현실에 비해 몇몇 부분이 증폭된 세상에서 사랑을 했기에, 주인공들이 맞이하는 후폭풍도 훨씬 극적이다.

사랑이 일으키는 변화는 세상에 가 닿기도 한다. 개인의 변화가 커다란 줄기를 이루면 때로 세계가 변한다. 달라진 세계는 그 안의 존재들에게 새로운 사랑을 안겨 줄 수 있다. 아마 우리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을 터다. 앞날을 알 길은 없지만 눈 밝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미래를 살짝 보여 주곤 하니, 『뉴 러브』로 다가올 삶과 사랑의 형태를 가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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