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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1.7.9
페이지
324쪽
상세 정보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부부장으로 재직 중인 16년 차 여성 검사 정명원이 쓴 첫 책이다. 저자는 검사라는 직업이 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갑고 공격적이고 조직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상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특수부·공안부 검사 들일 뿐이며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 검사 중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머지 90%인 형사부·공판부 소속의, 야근 많고 재판 도중 울기도 하고 민원인과 좌충우돌하기도 하는 ‘비주류’이자 ‘회사원’ 검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이 지향해야 할 완전무결함이나, 거악 척결 등 거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검찰청 한 귀퉁이에 기록으로 실려 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과, 때론 ‘웃프고’ 때론 애잔하게 저자를 심적으로 괴롭히고 보람을 느끼게 했던 사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는 유죄·무죄를 넘어 회색지대가 존재했으며, 공소장에는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득하게 남았다. 재판 도중 사라진 피고인, 상복을 입고 검찰청을 방문한 사기 피해자들, 법정에서 갑자기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증인 등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듯 전개된다. 저자는 정량의 범죄 너머 부정량까지 이 책에 모두 담고자 했다.
상세정보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부부장으로 재직 중인 16년 차 여성 검사 정명원이 쓴 첫 책이다. 저자는 검사라는 직업이 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갑고 공격적이고 조직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상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특수부·공안부 검사 들일 뿐이며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 검사 중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머지 90%인 형사부·공판부 소속의, 야근 많고 재판 도중 울기도 하고 민원인과 좌충우돌하기도 하는 ‘비주류’이자 ‘회사원’ 검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이 지향해야 할 완전무결함이나, 거악 척결 등 거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검찰청 한 귀퉁이에 기록으로 실려 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과, 때론 ‘웃프고’ 때론 애잔하게 저자를 심적으로 괴롭히고 보람을 느끼게 했던 사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는 유죄·무죄를 넘어 회색지대가 존재했으며, 공소장에는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득하게 남았다. 재판 도중 사라진 피고인, 상복을 입고 검찰청을 방문한 사기 피해자들, 법정에서 갑자기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증인 등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듯 전개된다. 저자는 정량의 범죄 너머 부정량까지 이 책에 모두 담고자 했다.
출판사 책 소개
“사람을 의심하고 판단하는 데
인간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얼마나 들어가 있을까”
피해자·민원인·피고인·증인…
이름만 달리하여 출몰하는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에게
생의 한 귀퉁이를 내어주는 어느 검사의 이야기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은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부부장으로 재직 중인 16년 차 여성 검사 정명원이 쓴 첫 책이다. 저자는 검사라는 직업이 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갑고 공격적이고 조직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상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특수부·공안부 검사 들일 뿐이며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 검사 중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머지 90%인 형사부·공판부 소속의, 야근 많고 재판 도중 울기도 하고 민원인과 좌충우돌하기도 하는 ‘비주류’이자 ‘회사원’ 검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이 지향해야 할 완전무결함이나, 거악 척결 등 거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검찰청 한 귀퉁이에 기록으로 실려 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과, 때론 ‘웃프고’ 때론 애잔하게 저자를 심적으로 괴롭히고 보람을 느끼게 했던 사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는 유죄·무죄를 넘어 회색지대가 존재했으며, 공소장에는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득하게 남았다. 재판 도중 사라진 피고인, 상복을 입고 검찰청을 방문한 사기 피해자들, 법정에서 갑자기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증인 등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듯 전개된다. 저자는 정량의 범죄 너머 부정량까지 이 책에 모두 담고자 했다.
“살고, 사랑하고, 속이고, 일하고, 다투고, 찌르고, 외면하고, 울고, 탓하고, 쾌락하고, 절망하고, 그러고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밀려왔지. 기록으로 인쇄되어 오는 삶들을 가르고 계량해서 그에 적합한 이름표를 붙여주는 일은 언제나 버거운 것이었어. 하물며 그것을 직업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일이란 늘 고단하고도 두려운 것일 수밖에.”_8쪽
“내가 내어놓은 법률 서비스가
간혹 누군가에게 한 그릇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소보다 불기소를 잘하는
‘외곽주의자’ 검사의 기쁨과 슬픔
저자는 뜨겁고 뭉클한 삶의 결들을 세상에서 가장 간결한 문체로 공소장에 옮기는 것이 검사의 일이지만, 아무리 무심하고 ‘시크한’ 명조체로 쓴다 하더라도 검사의 삶이란 늘 어느 정도 울렁거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소보다 불기소를 잘하는 검사’가 되었다. 불기소장을 쓰는 일은 기소장을 쓰는 일만큼 검사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이지만, 검사로서의 실적을 평가받는 데는 불리했다. 또한 특수부나 공안부를 지향하지 않는 검사는 의욕이 없는 자, 검사 일에 대한 애착이 없는 자로 평가될 뿐이었다. 이로 인해 저자는 ‘이런 내가 검사여도 괜찮은 걸까’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한 방황과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10년 차 검사가 되었을 무렵이었다. 세상이 설정한 중심으로 모두가 달려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루저’라고 부른다 하더라도, 저자는 조금 축축하고 그늘진 외곽의 자리에 ‘이끼’와 같은 존재가 되기로 했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작은 생물들의 그늘이 되어주는 이끼처럼, 형사 법정에서 펼쳐내는 생의 비극적 단면에 함께 공감하고 진동하는 누군가가 되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의 외곽 형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외곽주의자에게 이제 그런 류의 이름 붙이기는 별로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중심의 질서가 우리를 루저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별 상관없다. 외곽주의라는 것은 하나의 이념이라기보다 어떤 취향에 가깝다. 중심을 거부하겠다는 높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체질적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복잡한 곳, 핫한 곳, 관심이 집중되는 곳, 가장 높고 가장 비싼 곳이 좀 불편할 뿐이다. 그 불편함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겠다는 다소간의 고집이 외곽주의의 실체다._272~273쪽
“울보검사·엄마검사·지방검사·비주류검사…”
평범한 직장인들의 리얼하고, 슬기로운 검사생활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대한민국 검사의 90%인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리얼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해자의 사연에 감정이입되어 재판 때마다 우는 검사의 이야기, 곱창집에서 회식을 하다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논하는 검사들만의 진지한 농담, 재판장에서 ‘딥 블루 레이디(새파랗게 젊은 X)’ 소리를 들은 젊은 여성 검사의 에피소드 등 검찰청에서의 평범하지만 색다른 하루하루를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저자를 찾아온 수많은 피해자·민원인·피고인·증인 등 이름만 바뀌어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의 사연들이 등장한다. 주거침입죄로 잡혀온 남자가 ‘장 트러블’로 화장실을 가려고 한 것이라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한 사연, 매주 검사를 찾아와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민원을 하는 어느 영감님의 이야기, 사랑하는 연인이 어느 사건의 피고인과 증인으로 함께 법정에 섰다가, 갑자기 증인이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다며 재판을 뒤엎은 사건 등 저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상처 입은 이들에게 한 그릇의 위로를 건넨다.
3부에서는 슬기로운 검사생활을 위한 검사들의 필수 아이템인 보자기·캐비닛에 관한 소개부터 검사들의 ‘석순 문화’에서 비롯된 일상 속 코믹한 일화들이 등장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검사의 적성’, 여성검사·엄마검사로서의 삶, 조금은 폐쇄적인 검사 세계에서 ‘소심한 자유주의자’를 꿈꾸며 만들어놓은 저자만의 법칙, ‘그냥 인간’이 ‘검사 인간’으로 변이하기까지의 과정 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4부에서는 ‘외곽주의자’로 살아왔던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유쾌하고도 진중한 방식으로 담아낸다. 사법고시생 시절 노량진 학원가의 발 잘린 비둘기를 보며 느꼈던 소회, ‘위로받는 사람들의 국숫집’이라는 이름의 국숫집 사장이 되고 싶다는 오랜 꿈, 스위스에 가족여행을 떠나 휴대폰을 잃어버린 뒤, 검사 가족답게(?) 금속 탐지기로 휴대폰을 추적했던 일화 등을 읽다보면 키득키득 웃다가도 때론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나의 민원인들은 끊임없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하며 나와 함께했다. 어떤 날은 화를 내고 어떤 날 은 그들을 달래면서 실은 나도 위로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모든 요구에 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답이 아니라 다만 관계로서만 존재하는 요구도 어딘가에는 있다는 사실, 우리는 서로 답답하고 복장 터지는 관계였지만 어쩌면 그 시절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유일한 벗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15년쯤 지난 어느 날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여사님과 영감님은 안녕들 하실까._124쪽
“혹시 모를 단 한 사람의 억울함도 빚어내지 않기 위해”
법의 논리에 포획되지도,
입증되지도 않는 진실 너머의 풍경들
얼마 전, 모 방송국 TV 프로그램에서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인 ‘정원섭 씨 살인 누명 사건’에 관해 다룬 적이 있다. 이는 경찰과 검찰을 넘어 국가가 주도적으로 고문하고, 거짓 자백을 받아내 한 사람의 인생을 ‘말살해버린’ 사건이었다. 그는 누명을 벗기 위해 30년간을 국가와 싸워 죄를 벗었지만, 사라진 인생에 대한 손해배상은 끝내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요즘은 과거와는 다르게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좀 더 명확한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범죄 사건을 밝히는 데 오차 범위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CCTV·휴대폰 통화내역·카드결제 내역 등 때로는 모든 증거가 피고인을 지목하는 명백한 사건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증거가 여실할수록 혹시 모를 한 사람의 인생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조바심 내며 사건에 임한다. 법정에서 인간에 대한 빈약한 상상력과 경험으로 사람을 의심하고 판단하는 자들에 의해 진실의 실체가 가려지는 것을 보며 마른 침을 삼키기도 한다. 저자는 법조인의 시선으로 이 책을 썼지만, 그 밖에 법의 논리에 포획되지 않는 세상살이·사람살이를 마치 한 편의 검사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어느 경우든 검사의 수사력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위험보다 한 사람의 억울함을 빚어낼 위험이 더 크고 중하다. 그것은 신이 아닌 우리가 감히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정한 원칙이다. 입증해내지 못하는 진실은 사법의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것은 때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인간을 무기력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또한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이 다가갈 수 있는 진실의 가까운 지점이 되는 것이다._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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