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 지음 | 부키 펴냄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 (경제 위기의 시대에 경제학이 갖는 의미와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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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1997.11.10

페이지

351쪽

상세 정보

현대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 경제 및 정치권력과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경기 순환·통화·성장·생산성·조세·예산 적자·산업 정책·무역 등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적절한 사례와 사고 실험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개념들이 경제 이론으로 정립되고 경제 정책에 반영될 때 어떻게 왜곡되고 공허해지는지를 분석한다. 그의 분석은 강력하고 단연 독창적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오늘날의 경제학이 현실 경제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위기에 처한 우리의 경제 현실과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안목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세계화와 국가 경쟁력 등 공허한 통념에서 금융 기관 부실화, 도덕적 해이, 복지 연금, 공기업 민영화, 통일 비용 등 구체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경제 문제는 바로 우리의 현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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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wonseu

유시민이 진행하는 알릴레오 북's를 통해 읽게 되었다
초반에는 저자의 유머러스하면서 위트있는 서술에 흥미가 생겼고 문외한인 경제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울 수 있겠구나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나의 이런 기대는 꺾이고 말았다. 문장은 쉬운데 문장을 구성하는 경제용어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었고 혹여 용어를 안다고 해도 책에서 설명하는 경제현상들과 이론들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나의 지적 수준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해도 못하는 책을 오기로 아니 어거지로 끝까지 읽었다.
저자가 설명한 미국의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경제 상황, 그러한 상황에 영향을 끼친 경제학자들 또는 기획자들의 주장들에 세세한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저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에 대해 가지는 진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정부에 기생하며 정치인들이 듣고 싶어하는 언뜻 그럴싸 한 경제이론을 제공하며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그들을 몹시나 싫어한다. 그들은 자신의 영달과 출세를 목적으로 결과는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경제이론이 만병통치약인듯 팔아먹는다.
우리 나라에도 책에서와 같은 약장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불행한 것은 그런 약장수들이 저자와 같이 진지하게 국가의 경제를 고민하는사람들보다 출세하기 쉽고 또 훨씬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약장수들이 판을 치겠지. 저자는 미국의 불황을 목격하면서 왜 그러한 일이 발생하였는지 누가 그런 불황에 기름을 붓고 튀었는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책의 참 맛은 못 느꼈지만 어려운 경제용어를 지껄이며 그럴싸한 논리로 대중을 현혹하는 약장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안 것으로 만족한다. 그래서 책 내용에 100분의 1도 이해 못했으면서 별은 4개 반이나 줬다.

알릴레오 북's에서 유시민이 말하길 책이 대중의 눈높이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고 대학원 정도에서나 다룰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고로 내가 읽기에 버거웠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책과 함께 알릴레오 북's의 영상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시민과 류동민 교수의 해설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 지음
부키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4월 20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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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교

@sokyoe8tx

미국의 현대 경제사의 흐름, 케인스주의의 물결 이후 범람한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를 신념으로 갖는 보수주의자들, 이후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지하는 전략적 무역론자들, 이후 새롭게 경제학의 사조로 나타난 행동경제학, 경제지리학에 이르기까지, 폴 크루그먼은 담담한 어조로 간결하게 서술해내려간다. 그 자신은 좌파에 속하면서도 골수우파인 레이건 행정부 시절 정책이 경제에 그렇게 큰 피해를 준 건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저자의 객관적인 시각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경제학이 어떻게 현실 정치에 반영되는지 그 과정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할 거리와 영감을 주는 최고의 책.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 지음
부키 펴냄

2021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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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현대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 경제 및 정치권력과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경기 순환·통화·성장·생산성·조세·예산 적자·산업 정책·무역 등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적절한 사례와 사고 실험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개념들이 경제 이론으로 정립되고 경제 정책에 반영될 때 어떻게 왜곡되고 공허해지는지를 분석한다. 그의 분석은 강력하고 단연 독창적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오늘날의 경제학이 현실 경제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위기에 처한 우리의 경제 현실과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안목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세계화와 국가 경쟁력 등 공허한 통념에서 금융 기관 부실화, 도덕적 해이, 복지 연금, 공기업 민영화, 통일 비용 등 구체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경제 문제는 바로 우리의 현안이기도 하다.

출판사 책 소개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대표적 걸작 Peddling Prosperity 완역!

폴 크루크먼 교수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아시아 기적의 신화(The Myth of Asian Miracles)"(『포린 어페어즈』 1994년 11, 12월)란 논문을 통해서이다. 이 글에서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제 성장은 허구라고 주장하여 지적 충격을 던졌다. 즉 아시아의 고속 성장은 요소 생산성(기술 진보)의 향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요소 투입량(노동과 자본 등)의 증가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요소 투입량은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성장도 곧 한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해 상당한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크루그먼의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점과 분석이다. 그는 아시아 경제의 전망을 낙관하던 시기에, 그것도 아시아인 특유의 문화와 사회적 동원 및 고통스런 노력으로 이룩한 기적적인 결과라고 자타가 인정하던 통념을 경제학의 공인된 기본 개념과 확고한 통계 자료만으로 부정해 버리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경제가 흔들리면서 그의 통찰력과 논리가 새삼 주목받았지만, 사실 그는 1980년대부터 국제 무역론과 국제 금융론 및 산업 정책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업적을 내놓아, 1991년 미국 경제학회의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John Bates Clark Medal) '을 수상한 촉망받는 경제학자이다.
그는 1953년 뉴욕 근교에서 출생하여 예일 대학교를 졸업(1974년)하고, MIT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Robert Solow) 교수의 지도 하에 경제학 박사 학위(1977년)를 받았다. 1982-1983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예일 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 MIT 경제학과를 거쳐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전문 학술 논저와 함께 고급 교양인을 독자로 하는 경제 평론을 발표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이후에는 이 책에도 언급되는 "지적인 분노(intellectual outrage)"와 오도된 경제 정책 때문에 그 논조가 매우 신랄해졌다. 그럼에도 그의 독설을 못마땅해 하는 논적들과 백악관의 경제 브레인들조차 그가 경제학계의 중요 사상가이며,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의 평가대로 "21세기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첫 번째 후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많은 이들은 평가대로 그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크루그먼은 『The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1990), 『Currencies and Crises』(1992), 『Geography and Trade』(1993), 『Development, Geography and Economic Theory』(1995), 『The Self-Organizing Economy』(1996), 『Pop Internationalism』(1996) 등 10여 권의 저서와 1백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다산의 작가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그의 모든 저작은 특별한 통찰력과 명쾌한 논리 때문에 언제나 주목받는다.
이 책은 그의 많은 저술 가운데 대표적 걸작으로서, 이미 고전으로 평가받는 『하찮은 번영: 기대 체감의 시대에 경제학이 갖는 의미와 무의미(Peddling Prosperity: Economic Sense and Nonsense in the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1994)의 완역이다.

*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 미국 경제학회가 40세 미만의 탁월한 소장 경제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하는 상으로,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경제학계에서는 노벨 경제학상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경제 론』으로 유명한 폴 새뮤얼슨이 이 상의 1회 수상자이며, 시카고 학파의 대부 밀턴 프리드먼이 2회 수상자이다.

이론의 평면적 해설이 아닌 현안 분석 위주

이 책은 197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까지 20년 동안의 미국 경제를 배경으로, 현실 경제와 경제 사상 및 정치 권력 간의 상호 작용 과정을 규명한 현대 경제학 지성사이자 탁월한 거시 경제학 개론서이다.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일반 교양 독자들을 대상으로 경기 순환?인플레?실업?성장?생산성?조세?소득 분배?산업 정책?무역 등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흥미로운 사례와 적절한 사고 실험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와 관련된 경제 현안을 당대의 경제 사상가들이 어떠한 이론으로 해결하고자 분투하였으며 또 정치가들은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당대의 경제 이론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를 규명한다. 그의 설명과 분석은 강력하고 단연 독창적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 경제학 개론서들과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평면적으로 해설한 경제 학설사 책들은 적지 않으나, 현실의 경제 현안 하나하나에 논쟁적인 경제 이론들을 대입시키면서 강점과 난점을 점검하고 그 논리적 근거와 생생한 현실적 의미를 분석한 경제서는 이 책이 거의 유일하다. 이것이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였음에도 미국 경제학계에서 새로운 고전으로 평가받고, 유수의 대학 경제학과들에서 거시 경제학 및 경제 학설사 강좌의 주요 텍스트로 채택되고 있는 이유이다.

성장의 불균형, 경기 순환 미스터리와 경제학자의 역할 규명

제2차 세계 대전 후 30년 동안 미국 경제는 유례 없는 번영을 구가하였지만, 1973년 석유 파동 등과 함께 저성장, 고물가, 고실업의 경제적 고난의 시대가 도래한다. 그런데 왜 이 같은 경제난이 야기되는지 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경제 성장이 시대와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와 호황과 불황 등 경기 순환의 존재 이유는 경제학의 두 가지 해결 난망의 미스터리인 것이다. 경제 현상의 동향을 잘 알고 있는 경제학자들은 경제난의 예방책과 치료책에 부분적으로만 유용한 대증 요법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가난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저성장 경제를 고성장 경제로 회복시키는 방법을 모른다.
문제는 이 "모른다"는 태도가 특히 유권자들을 앞에 놓고 정권을 다투는 정치가들에게는 심히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학문적으로는 어떠하든 유권자들에게 경제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시켜 줄 처방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진다. 즉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포장할 수 있는 사상을 가진 경제학자들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또 일부 경제학자들은 그에 응답하여 자신들의 사상을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이와 같은 주제를 집중 규명한다. 진지한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의 미스터리를 어떻게 해명하고자 노력하였으며, 그 결과로 나온 심오한 경제 이론이 어떻게 정치권과 결탁한 경제학자들-저자는 이들을 정책 기획가(policy entreprenuer)라고 지칭한다-에 의해 단순화되고 오도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입각한 경제 정책이 어떻게 현실을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규명하고, 경제난 타개에 어떠한 대안이 가능한지를 검토한다.

이제 케인스는 부활하는가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인 20년 동안은 미국 경제학계에서 주요 경제 이론이 심각하게 논쟁하던 시기이다. 이념적으로는 경제학계의 동향이 어려운 경제 현실 및 정치권의 동향과 상호 작용하면서 좌파와 우파 사이를 왕복 운동한다. 경제난의 해법을 놓고, 인간의 합리성과 시장의 완전성을 신봉하는 보수주의 경제학파-통화주의, 합리적 기대 가설, 공급 중시론 등-와 완전하게 합리적이지 못한 개인의 불완전 경쟁의 결과인 시장의 실패를 정부의 개입을 통해 조정하려는 자유주의 경제학파-케인스 학파, 신케인스 학파, 전략적 무역론 등-가 경합한다.
이 일대 경제학 논쟁에 주역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은, 밀턴 프리드먼, 로버트 루카스, 로버트 바틀리, 아서 래퍼, 로버트 먼델, 마틴 펠스타인, 로버트 바로, 조지 애커로프, 로렌스 섬머스, 레스터 서로, 로버트 라이히, 아이러 매거지너, 그레이그 맨키우 등 당대의 이론가들이다. 이 논쟁에서 저자 크루그먼은 단순히 해설자에 머무르지 않고 주역의 하나로 참여한다. 그는 실리콘 밸리와 같은 산업의 지역 집중화 과정 및 국제 무역 과정에 역사의 우연성을 인정하고, 그런 입장을-수학적 모형으로 정립한 "새로운 경제학 이론"의 선도자인 것이다-정교하게 정립한다. 이 책 9장 QWERTY 경제학은 바로 그가 기여한 경제 사상에 대한 해설이다.
크루그먼은 이와 같은 미국의 현대 경제학의 동향을 "로버트 바틀리와 아서 래퍼가 식당의 냅킨에 래퍼 곡선을 그리는 장면"(본서 132쪽)과 같은 흥미진진한 일화와, "마스트리흐트 조약의 교훈은 국제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엄숙하고 고귀한 인사들은 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생각 없이 떠벌린다는 점이다"(본서 252쪽)는 것과 같은 신랄한 논평을 곁들여 추적해 나간다.
사실 미국의 경제학 동향이라고 했지만 세계 경제학의 동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만 해도 몇 년씩 뒤져 미국의 경제 이론을 차용하고 있는 실정이며(본서 249쪽),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경제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주류 경제 이론은 아직 공급 중시론에서 그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합리적 기대론과 공급 중시론 등 보수주의 경제학을 퇴장시키고 미국 경제학계의 주류가 된 신케인스 경제학은 현재 유학 중인 학생들이 돌아와서 자리를 잡아야 비로소 강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은 물론이고 경제학 전공자들도 이 책으로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는 세계 경제학의 최신 이론과 그 의미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크루그먼의 정책 제언, 생산성과 경쟁력

크루그먼은 당파적인 입장이 분명하다. 이 책 머리말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그는 소득 불균형과 빈곤 문제 해결에 큰 관심이 있으며, 이 문제의 해결에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자유주의 경제학자이다. 그가 이런 문제들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이 경제적 번영의 유일한 원동력인 생산성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는 자신이 기여하고 있는 신케인스 경제학에서 파생되어 나온 전략적 무역론자들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다. 1980년대 레이건의 우파 경제 참모들인 공급 중시론자들이 "부자들에게는 이롭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해로운 조세 제도와 사회 정책으로 미국을 비참한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였듯이, "클린턴의 좌파 경제 참모들인 전략적 무역론자들은 "국제 경쟁력"이란 오도된 개념으로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생산성(productivity) 즉 "평균적인 노동자 한 사람이 한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의 연간 증가율"이란 절대적인 개념을 전략적 무역론자들은 경쟁국들 간의 "경쟁력(competitiveness)"이라고 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왜곡 전환하여 정책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의 비판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생산성과 경쟁력은 무관한 개념이다. 생산성은 한 나라의 생활 수준을 좌우하는 결정 요소이지만, 경쟁력은 기업들 간에 성립하는 관계일 뿐 국가 전체에 해당하는 원리가 아니다. 국제 경쟁력이란 개념이 위험한 것은 그릇된 경제 정책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에 입각한 정책은 대외적으로는 보호 무역을 초래하고 대내적으로는 국내 시장에 기반하는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소홀히 함으로써 생활 수준의 정체를 낳는다. 그런데 레스터 서로와 로버트 라이히 등 전략적 무역론자들이 제시한 경쟁력이라는 수사적 용어에 정치가들과 언론이 제멋대로 의미를 갖다 붙임으로써 그릇된 현실 인식이라는 문제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책의 10장과 보론 및 에필로그는 한때 그가 선거 참모로 나서기도 하였던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자 그 자신의 정책 제안이기도 하다. 1994년에 이루어진 이 제안이 이후 경제 정책에 반영되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예측한 대로 영부인 힐러리 여사가 주관하고 전략적 무역론자인 아이러 매거지너가 참여한 의료 보장 개혁은 실패로 끝났으며, 백악관의 정책 담당자들 사이에서 정책 기조로 내세우던 국제 경쟁력에 대한 논의가 크게 잦아들었다는 사실이다.

한국 경제에 적용

이 책은 지난 20년 동안의 미국 경제와 1980년대 유럽 경제의 동향이 배경이다. 그러나 우리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경제 현실과 경제 정책을 직시할 안목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경제학이 가지는 보편성 때문이자 기존의 오도된 통념을 분석하는 크루그먼의 논리가 새로운 시사점을 전해 주기 때문이지만,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몇 가지 구체적인 논제들이 바로 우리 경제의 현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클린턴 정부가 1994년 후반에 이른바 "세계화"란 화두를 갑작스럽게 내놓은 적이 있다. 그리고 이후 정부의 각 부처 및 공공 기관들에서 그 신비스런 주제의 후속 작업을 준비하느라고 부산하였다. 크루그먼의 지적에 따르면 세계화(golobalization)라는 개념은 국제 경쟁력이란 오도된 개념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다. 사실 클린턴 대통령은 1992년 대선 출마 당시 전략적 무역론의 교과서인 로버트 라이히의 『국가의 과업(The Work of Nations)』을 교재로 경제 교육을 받았던 만큼, 세계화란 개념의 제기는 어쩌면 당연하다. 문제는, 이 책에서 비판하듯이 오도된 개념이 그릇된 정책을 야기한다는 사실이고, 크루그먼의 비판이 타당하다면 그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정책이 경제 현실을 왜곡 악화시켰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경쟁력이란 개념은 정부 부문과 민간 부문을 막론하고 우리의 경제 현실을 재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단적인 예로 "경제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이다. 경제의 실질적인 기반인 제조업의 해외 이전에 따라 알맹이 없는 껍질만 남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한때 미국에서도 팽배하였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미국의 경우 그런 현상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본서 342쪽). 제조업 부문의 고용 비율이 감소하는 것은 제조업이 위축되어서가 아니라 제조업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어 더 적은 고용으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우리 경제의 경우 그 실상을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통계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통념을 반박하는 크루그먼의 논리가 우리 현실을 새롭게 바라볼 관점을 제시해 주는 것은 확실하다. 그의 분석을 따른다면, 가령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우리와 제로섬의 경쟁 관계에 있다기보다는 우리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 논의하는 구체적인 쟁점들 가운데 우리 경제에도 직결되는 현안은 금융 기관 부실화, 복지 연금, 고속 철도, 민영화, 전략적 산업 정책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주목할 것은 독일의 통일 비용에 대한 크루그먼의 언급이다. 그는 독일이 동독 재건에 필요한 지출을 위해 대규모 적자 예산을 편성하고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결과, 오히려 독일의 통화 긴축을 따라가야 했던 다른 유럽 국가들의 경기 후퇴를 통해 통독의 비용이 염출되었다고 지적한다(본서 253-254쪽). 통일 비용에 대한 우리의 논의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경우 대외 의존도가 훨씬 높고 주변국들에 비해 약세에 있는 만큼 통일 비용의 대외적 가중치에 대한 검토와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경제 및 우리나라 경제는 어려운 상태에 있고 그 해결 방안의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가들은 자신의 집권 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제 이론도 경제 번영을 이끌 방법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 크루그먼의 결론이다. 경제난을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없다. 그 어떤 정부나 그 어떤 정책이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문제가 제기될 소지를 줄여 나갈 수 있을 뿐이다.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취한다고 해서 갑자기 경제가 번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1-2%라도 더 부강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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