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솔로

라인홀드 메스너 (지은이), 김희상 (옮긴이), 김동수 (감수) 지음 | 리리 펴냄

에베레스트 솔로 (유리의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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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7.20

페이지

360쪽

상세 정보

라인홀트 메스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이라는 극한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만나는 절대 고독의 절묘한 묘사, 그리고 그 앞에 한없이 겸허한 내면고백의 정수”라는 평을 받는 산악문학계의 거장답게 메스너는 한 편의 아름다운 문학 작품처럼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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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z86oylpcsgff

1. 산이 왜 그곳에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2.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은 형용할 수 없는 경험이자 고통이다.
3. 우리는 자연을 더 보살펴야하며 그것은 산악인의 책임이기도 하다.

에베레스트 솔로

라인홀드 메스너 (지은이), 김희상 (옮긴이), 김동수 (감수) 지음
리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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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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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라인홀트 메스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이라는 극한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만나는 절대 고독의 절묘한 묘사, 그리고 그 앞에 한없이 겸허한 내면고백의 정수”라는 평을 받는 산악문학계의 거장답게 메스너는 한 편의 아름다운 문학 작품처럼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출판사 책 소개

인류 최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
“이번 도전처럼 내 존재를 뒤흔든 경험은 없다!”

‘슈퍼 알피니스트’ 라인홀트 메스너,
내면을 파고드는 절대적인 고독과 두려움, 비로소 마주한 눈부신 자유까지….
최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 그 두렵고 매혹적인 시간의 기록!

“세기의 철인(鐵人)”, “역사상 최고의 알피니스트”, “살아 있는 전설” … 모두 《에베레스트 솔로》(리리 刊)의 저자 라인홀트 메스너를 수식하는 말이다. 이탈리아 남티롤 출신의 산악인인 그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를 시작으로 16년간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1986년 로체 등반까지 성공,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완등한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 되었다. 그중 1978년 5월, 페터 하벨러와 함께 이루어낸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기록이었다. 당시 인간은 산소 공급 장치 없이는 7,500m 이상 고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과 경고가 많았으나 이를 이겨내는 도전에 성공하며 또 한 번 세계 등반 기록을 갈아치웠다. 늘 새로운 도전과 극한의 여정을 갈구하는 메스너는 그로부터 2년 뒤 또 한 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감행한다. 바로 이 책에 담긴 1980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이 바로 그것이다. 메스너는 이 도전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인간의 땅이 아닌 에베레스트 정상은 이처럼 자신의 한계를 이겨낸 사람에게만 그 진정한 속내를 열어 보인다. ‘죽음의 지대’에서 돌아오는 일은 개인에게 일체의 이득이나 쓸모를 넘어선 피안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나는 이 의미를 1980년의 체험을 통해 깨달았으며, 이 체험은 나를 재탄생시켰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이라는 극한의 여정을 담은 《에베레스트 솔로》(리리 刊)는 단순한 기록물이 아니다.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만나는 절대 고독의 절묘한 묘사, 그리고 그 앞에 한없이 겸허한 내면고백의 정수”라는 평을 받는 산악문학계의 거장답게 메스너는 한 편의 아름다운 문학 작품처럼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산은 모든 사람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는 매일 새로운 답이 있다!”
이것이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라인홀트 메스너, 그는 왜 자신을 매번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일까? 그에게 과연 산은, 등반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걸까? 1980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 도전에 앞서 그는 수차례 “왜 이렇게 위험한 모험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대해 메스너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혼자서 낭가파르바트에 세 번 올라갔고, 두려움 탓에 세 번 발길을 돌렸다. 마침내 이 두려움을 이겨낼 힘이 내 안에 채워졌을 때 비로소 나는 정상에 올랐다. 나는 두려움보다 나 자신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 이런 느낌을 누리고자 나는 두려움을 극복할 상황을 계속해서 찾아다닌다. 홀로 고립된 상황에서 극한을 넘나드는 경험을 통해 두려움을 다스리려 할 때 비로소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런 생동감을 나는 산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일상으로의 귀환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낸 인생과의 작별, 일종의 작은 죽음처럼 여겨진다. (83p)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이후 또 하나의 신기록인 낭가파르바트 단독 등반이라는 과업을 이뤄낸 뒤 에베레스트도 무산소로 단독 등반하리라 마음먹고 있던 메스너는 일본의 산악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1980년과 1981년 겨울에 에베레스트 단독 등반 허가를 받아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 도전을 최초로 시도하고 싶었던 그는 나오미보다 앞서 도전하기 위해 몬순 시기인 5월 말에서 9월 중순으로 등반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1980년 여름, 티베트의 북쪽 새로운 루트를 통한 에베레스트 단독 등반 허가를 따냈다.

해냈다! 이제 나는 1980년 두 번째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받아냈다! 다시금 산소마스크 없이, 그러나 이번에는 동반자도 없이, 추락을 막아줄 안전장치도 없이, 티베트 쪽의 새로운 루트로 나는 올라가야 한다! (61p)


“고독 속에서 나는 새로운 나를 얻는다!”
1980년 8월, 인류 최초의 도전이 시작된다.

날씨가 청명했던 첫날 나는 눈 상태를 살피려고 북벽의 발치까지 올라갔다. 저 멀리 동쪽의 칸첸중가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탁 트여 있었다. 멀리 반짝이는 산맥줄기는 마치 구름들이 연결된 띠처럼 보인다. 지평선이 사라졌다. 돌연 나는 더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경직되어 있고, 불안하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은 주먹을 불끈 쥐는 것과 같다. 주먹을 쥐지 않고 펼친 손만이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는다. 단독 등반에서 맞닥뜨릴 모든 위험에 맞서기 위해 나는 힘을 조금이라도 허비해서는 안 된다. 물밀 듯 몰려오는 두려움의 흐름을 틀어막았을 때에만 나는 출발할 수 있다! 두려움에 위축당하지 않고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것처럼 꾸며 보이는 일은 쉽다. 정작 어려운 일은 일체의 잡념을 놓아버리고 평온한 마음을 갖는 동시에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예술이다. (149p)

에베레스트 북동벽 아래 전진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1980년 8월 18일 드디어 최초의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의 첫 발을 내딛은 메스너. 산소도 없지만, 동료도 없다. 18킬로그램 배낭 하나만이 그와 함께한다. 출발 직후 크레바스 속으로 추락하는 위기를 이겨내고, 정상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 자연 앞에서 몇 차례 위기를 더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사투를 벌이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가 샘솟는” 메스너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독감, 두려움과 싸우며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호흡을 고르며 내딛었다.


“한 걸음 더, 그 정도는 갈 수 있다.”
나는 자신만 들으라는 듯 작은 소리로 이렇게 다짐했다.
“오늘 네가 걷는 걸음은 내일은 더 오르지 않아도 돼.”

나는 홀로 있음을 더는 고립으로 느끼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치러야 할 끝없는 노력을 떠올릴 때마다 일종의 무력감이 나를 엄습하곤 했다. 파트너 또는 친구가 함께 걸어준다면,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격려할 수 있을 텐데. 그러나 내 뒤에는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누가 나와 함께해준다는 이 느낌은 뭘까? 혹시 분열된 나의 또 다른 자아? 아니면 인간이 가진 어떤 다른 에너지일까? 어쨌거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고맙기만 했다. 이처럼 나는 기묘한 혼백이 동행해주는 가운데 해발고도 7,800미터 지점까지 올랐다. (228p)

8월 20일, 메스너는 수직의 암벽을 기고 걷기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번 도전에 성공함으로써 그는 또 한 번 살아 있는 역사가 되었다.

벌써 밤이 되는 걸까? 아니다, 이제 오후 4시다. 이제는 내려가야만 한다. 해냈다는 승리의 도취감은 없다. 그냥 너무 피곤하기만 하다. 이 순간, 특별하다거나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지 않으리라는 것은 미리 예견했던 바다. 정상 등정은 내가 설정한 목표가 이루어졌다는 일종의 마침표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나는 차분해진다. 아마도 나는 바위, 곧 나 자신인 바위와 평생 씨름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모양이다. 나 자신은 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애써도 나는 정상에 도달할 수 없다. 그렇다, 나는 시시포스다. (283p)

“극한을 넘나드는 경험 속에서 두려움을 다스리려 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그의 말을 입증하듯,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해 홀로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철저한 외로움과 대자연에 느끼는 궁극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지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삶의 생동감과 함께 벅차오르는 에너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다시금 길을 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료함은 나에게 견디기 힘든 짐이다. 나를 가능성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도록 모든 힘을 쏟게 만드는 욕구는 이런 부담감에서 나온다. 삶의 기쁨을 누리며 이런 도전을 감행할 때 행복감이 샘솟는다. 이제 다른 산이, 내가 알지 못하는 풍경이 내 안에서 생동하기 시작했다. (3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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