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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17.8.15
페이지
216쪽
상세 정보
과감한 형식실험을 통해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강렬하게 표출해온 김사과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그가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격정적으로 내달리던 그의 서술은 이제 그 호흡을 고르고 냉철하게 이 세계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더 나쁜 쪽으로’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세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아직 더 나쁜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비교급의 희망을 그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번 소설집의 값진 발견이다.
1부에 실린 소설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소설의 최근 경향을 보여준다. 공간적 배경이 외국으로 설정된 작품뿐만 아니라 구사되는 언어의 경계마저 허물어진 전위적인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좀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3부에는 그가 쓴 시들이 처음 묶였다. 장르가 바뀌어도 현대사회를 향한 신랄한 비판과 뚜렷한 저항의식은 여전하다. 1부와 2부에서 접한 소설 속 인물의 육성이 3부의 시 속에서 문득 들려오는 경험으로 독서를 완결함으로써, 이 소설집을 김사과가 구축해낸 또하나의 완전한 작품세계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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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e purple
@dyepurple
더 나쁜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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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과감한 형식실험을 통해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강렬하게 표출해온 김사과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그가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격정적으로 내달리던 그의 서술은 이제 그 호흡을 고르고 냉철하게 이 세계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더 나쁜 쪽으로’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세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아직 더 나쁜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비교급의 희망을 그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번 소설집의 값진 발견이다.
1부에 실린 소설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소설의 최근 경향을 보여준다. 공간적 배경이 외국으로 설정된 작품뿐만 아니라 구사되는 언어의 경계마저 허물어진 전위적인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좀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3부에는 그가 쓴 시들이 처음 묶였다. 장르가 바뀌어도 현대사회를 향한 신랄한 비판과 뚜렷한 저항의식은 여전하다. 1부와 2부에서 접한 소설 속 인물의 육성이 3부의 시 속에서 문득 들려오는 경험으로 독서를 완결함으로써, 이 소설집을 김사과가 구축해낸 또하나의 완전한 작품세계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출판사 책 소개
관성을 거스르며 실패한 세계를 야유하는 소설가,
김사과 7년 만의 소설집
과감한 형식실험을 통해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강렬하게 표출해온 김사과의 두번째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가 출간되었다. 2010년 첫 소설집 『02』를 세상에 내놓으며 그녀가 보여준 극렬한 광기와 폭력성은 한국문단에 낯선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그후 7년, 김사과가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격정적으로 내달리던 김사과의 서술은 이제 그 호흡을 고르고 냉철하게 이 세계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예민하게 현대사회의 흐름을 읽는 김사과의 날카로운 시선은 그녀가 그간 발표해온 다양한 장르의 글들에서 이미 그 탁월함이 입증된바, 이러한 냉정한 전망 끝에 이 세계를 향한 그녀의 미약한 애정마저 차갑게 식어버린 것일까.
그렇지만 ‘더 나쁜 쪽으로’라는 이 소설집의 제목이 말해주듯, 김사과의 전망은 단순한 절망도 희망도 아니다. 사뮈엘 베케트의 「가장 나쁜 쪽으로」를 최상급 대신 비교급 표현으로 바꾼 이 제목은 이 세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아직 더 나쁜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비교급의 희망을 김사과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번 소설집의 값진 발견이다.
시대를 앞선 소설가의 필연적인 절망과 격렬한 저항
더 나쁜 쪽으로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나쁜 쪽으로』는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 실린 소설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김사과 소설의 최근 경향을 보여준다. 공간적 배경이 외국으로 설정된 작품뿐만 아니라 구사되는 언어의 경계마저 허물어진 전위적인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1부의 첫머리에 놓인 「더 나쁜 쪽으로」는 세상을 향한 분노를 폭력적으로 그려온 김사과 소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계기가 된 작품이다.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몽환적인 서사 속에서, 소설가 ‘나’는 자본주의에 잠식된 도시를 향한 환멸을 내면으로 침잠시키면서 연인, 나아가 세계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지 자문한다. 기성 사회의 무대인 ‘거리’를 맨발로 빠져나오며 더 나쁜 쪽을 향해 걷는 마지막 장면은 김사과 소설세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지시하는 듯하다.
파편화된 장면들로 이루어진 단편 「샌프란시스코」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응시하며 소설 속으로 옮겨오고자 하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세계를 인과적으로 이해하고 언어화하려 할수록 그 본질과 멀어지고야 마는 예술의 필연적인 실패에 맞서, 김사과는 현대 예술이 반성적으로 사유하는 주제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여 고민함으로써 그녀 나름의 해답을 찾아간다.
「비, 증기, 그리고 속도」는 아무런 계획 없이 뉴욕으로 건너온 ‘나’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다 실업자가 된 ‘P’와 만나며 시작된다. 안정된 생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두 사람은 체류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실체 없는 귀신처럼 뉴욕을 방황한다. 이미 짜여진 사회구조 안에서는 제대로 살아갈 능력이 없는 이 젊은 인물들은 윌리엄 터너의 그림처럼 현재에 영원히 멈춰 있기를 선택한다. 미래 없는 이들 세대가 감추고 있는 불안감이 서서히 읽는 이를 물들여간다.
「지도와 인간」은 이번 소설집을 통틀어 김사과의 형식 실험이 가장 과감하게 드러난 소설로, 작품의 상당 부분이 영문으로 쓰였다. ‘엄마’로 대표되는 기성세대와 대립하여 가출한 ‘나’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지도 같은 세상 속을 고정된 좌표 없이 떠돌다가 결국 저항을 포기하고 집으로 회귀한다. 그날이 ‘나’의 생일, 즉 세상 밖으로 나왔던 날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지도 위에서 아무런 위치값도 갖지 못하는 ‘나’가 모국어와 외국어를 혼용하며 이야기를 서술해나가는 것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불안한 정체감을 드러내는 장치로도 읽힌다.
이어지는 2부에서 김사과는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좀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승준씨의 경우」는 고시원에 살며 고급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함에서 옷을 주워 입던 비루한 대학생 ‘박승준씨’가 우연히 디오르 슈트를 손에 넣으며 힙스터로서의 화려한 하룻밤을 보내는 이야기이다. 소비자본주의에 포획된 젊은이들의 눈에 명품 슈트와 함께 낡은 티셔츠와 신발을 매치한 ‘박승준씨’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유행을 비틀 줄 아는 ‘진짜 힙스터’로 비친다. 그러나 주운 슈트가 ‘박승준씨’에게 선사한 새로운 경험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이내 허망한 끝을 향해 나아간다.
「카레가 있는 책상」은 고시원에서 인스턴트 카레를 먹으며 생활하는 인간혐오자 ‘나’가 혐오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고시원 사람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한 뒤 타인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갖게 된다. 그 혐오감은 ‘나’에게 친절했지만 사실은 남자친구가 있었던 한 알바생 여성에게로 모아지고, ‘나’는 그 여성을 해치기 위해 스토킹하기에 이른다. 잠재적 범죄자의 심리에 대한 극사실주의적인 묘사와, 혐오의 대상이 혐오감정에 전염되어 혐오의 주체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을 해부하는 날카로운 사유가 두드러진다.
「이천칠십×년 부르주아 6대」는 2070년대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국 재벌이 6대째에 이르렀을 때 벌어질 혼란을 상상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풍자한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에서 구상을 시작하여, 김사과 스스로 쓰는 재미를 만끽하며 단숨에 써내려간 듯한 유머러스한 작품이지만, 부의 편중과 계층 간 격차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다뤄지고 있어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읽힌다.
3부에는 김사과가 쓴 시들이 처음 묶였다. 각각 8편의 시로 구성된 「세계의 개」와 「apoetryvendingmachine」이라는 두 작품이 그것이다. 지면에 한 번도 발표된 적이 없기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작품들은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하는 김사과다운 시도라 하겠다.
장르가 바뀌어도 현대사회를 향한 김사과의 신랄한 비판과 뚜렷한 저항의식은 여전하다. 1부와 2부에서 접한 소설 속 인물의 육성이 3부의 시 속에서 문득 들려오는 경험으로 독서를 완결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쁜 쪽으로』를 김사과가 구축해낸 또하나의 완전한 작품세계로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수록 작품 발표 지면
1부
더 나쁜 쪽으로 …… 『작가세계』 2011년 봄호
샌프란시스코 …… 『문학동네』 2012년 가을호
비, 증기, 그리고 속도 …… 『문학과사회』 2015년 가을호
지도와 인간 …… 『창작과비평』 2015년 봄호
2부
박승준씨의 경우 ……『GQ』 2011년 3월호(부록 『A MAN WITH A SUIT』)
카레가 있는 책상 …… 『자음과모음』 2015년 겨울호
이천칠십×년 부르주아 6대 …… 『문학동네』 2016년 가을호
3부
세계의 개 …… 미발표
apoetryvendingmachine …… 미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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