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 외 1명 지음 | 미디어창비 펴냄

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다니카와 슈운타로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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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8.20

페이지

140쪽

상세 정보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뿐 아니라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 등으로 폭넓은 독자층의 지지를 받는 사노 요코와,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함께 쓴 연작소설. 두 사람이 짧지만 열렬히 사랑했던 1995년 처음 출간되었다가 1996년 헤어지면서 절판된 후, 2010년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두 사람이 아직 사랑에 빠지기 전, 동료로서 공동 창작한 작품 「못」을 비롯해, 결혼 이후 쓴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 「도시코의 묘」까지 세 편의 연작이 나란히 실려 있다. 회색 페이지는 다니카와 슌타로가, 흰 페이지는 사노 요코가 썼다. 권두에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여름이 왔다」를 수록하고, 권말에는 사노 요코가 다니카와 슌타로에게 보낸 편지를 최초 공개해 복간을 기다려온 독자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여름날이 무대인 첫 번째 이야기 「못」은 꾸밈없이 활달한 소녀와 지적인 초로의 학자가 쓴 일기를 오가며 유년의 어렴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그린다.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우주를 향한 경외감을 나누어 가진 소녀와 노학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본능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서늘한 비애가 공존한다.

두 번째 이야기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에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 등장한다. 너무나도 무더운 나머지 유난히 사위가 조용하게 느껴지는 어느 오후, 낯선 남자가 유골함을 들고 집을 찾아오는데……. 마지막 이야기 「도시코의 묘」는 20대 젊은 주부에게 묘지를 미리 사두라는 기이한 무덤 세일즈 전화가 걸려 오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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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네버

@yhkles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체의 여자아이가 강렬한 태양 아래 마치 째려보는 듯 포즈를 잡고 있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아봤을지도. 사노 요코란 이름은 첫째가 어렸을 시절 <백만 번 산 고양이>를 통해서다. 한번 읽고 나선 이 강렬한 감정을 어째야 할지 몰라했던 후 사노 요코의 팬이 되었다. 그림책도 좋은데, 이 당당하고 멋진 할머니가 쓰신 에세이는 더 좋다. "뭐, 어쩌라고!"하는 듯한 소리가 막~ 들리는 것 같은 사노 요코의 글은 읽다가 키킥대게 하기도 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하기도 한다.



<두 개의 여름>은 사노 요코만의 책은 아니다. 에세이도, 그림책도 아니다. 사노 요코가 중년의 시절, 강렬한 사랑 후 함께 부부의 연을 맺었던 "다니카와 슌타로"와 함께 한 연작소설이다.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일본의 그림책 작가인가 보다.



제 1장인 "못"은 이들이 결혼하기 이전에 작가와 화가로 만나 만들어진 작품으로 사노 요코의 작품은 흰색 페이지로, 다니카와 슌타로의 작품은 회색 페이지로 되어 있다. 또한 흰색 페이지는 오래 전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회색 페이지는 그 앞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자아이가 자라 어른이 된 후의 이야기다. 시간 간극이 있지만 오래된 추억과 현재 사이를 오가며 간질간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제 2장은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다. 뭔가 연결되듯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 속에 "죽음"이라는 화두가 등장한다. 제 3장으로 가면 대놓고 소제목이 "도시코의 묘"다. 작가 둘의 이야기를 몰랐다면 이게 뭔가~ 싶었을 텐데, 이 이야기들을 끝으로 얼마 못 가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결혼 생활이 이야기에 어느 정도 녹아들 수밖에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겐 너무 우울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니 씁쓸한 끝맛을 지울 수가 없다. 영원한 해피엔딩은 없다지만, 내 현실이 마냥~ 해피하지는 않기에 당분간은 기분 좋아지는 작품을 좀 읽어야겠다.

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 외 1명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1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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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현(사랑♡호진♡레)

@pk3navahv44j

#사노요코 #다니카와슌타로 #연작소설

두 개의 여름

사노 요코 외 1명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2021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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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뿐 아니라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 등으로 폭넓은 독자층의 지지를 받는 사노 요코와,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함께 쓴 연작소설. 두 사람이 짧지만 열렬히 사랑했던 1995년 처음 출간되었다가 1996년 헤어지면서 절판된 후, 2010년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두 사람이 아직 사랑에 빠지기 전, 동료로서 공동 창작한 작품 「못」을 비롯해, 결혼 이후 쓴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 「도시코의 묘」까지 세 편의 연작이 나란히 실려 있다. 회색 페이지는 다니카와 슌타로가, 흰 페이지는 사노 요코가 썼다. 권두에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여름이 왔다」를 수록하고, 권말에는 사노 요코가 다니카와 슌타로에게 보낸 편지를 최초 공개해 복간을 기다려온 독자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여름날이 무대인 첫 번째 이야기 「못」은 꾸밈없이 활달한 소녀와 지적인 초로의 학자가 쓴 일기를 오가며 유년의 어렴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그린다.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우주를 향한 경외감을 나누어 가진 소녀와 노학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본능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서늘한 비애가 공존한다.

두 번째 이야기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에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 등장한다. 너무나도 무더운 나머지 유난히 사위가 조용하게 느껴지는 어느 오후, 낯선 남자가 유골함을 들고 집을 찾아오는데……. 마지막 이야기 「도시코의 묘」는 20대 젊은 주부에게 묘지를 미리 사두라는 기이한 무덤 세일즈 전화가 걸려 오며 시작한다.

출판사 책 소개

여름처럼 뜨거운 사노 요코의 사랑
사노 요코와 다니카와 슌타로가
서로를 가장 아꼈던 시절에 쓴 연작소설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뿐 아니라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 등으로 폭넓은 독자층의 지지를 받는 사노 요코와,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함께 쓴 연작소설 『두 개의 여름』(미디어창비)이 출간되었다. 두 사람이 짧지만 열렬히 사랑했던 1995년 처음 출간되었다가 1996년 헤어지면서 절판된 후, 2010년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두 사람이 아직 사랑에 빠지기 전, 동료로서 공동 창작한 작품 「못」을 비롯해, 결혼 이후 쓴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 「도시코의 묘」까지 세 편의 연작이 나란히 실려 있다. 회색 페이지는 다니카와 슌타로가, 흰 페이지는 사노 요코가 썼다. 권두에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여름이 왔다」를 수록하고, 권말에는 사노 요코가 다니카와 슌타로에게 보낸 편지를 최초 공개해 복간을 기다려온 독자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사노 요코가 그린 컬러 9장, 흑백 8장의 삽화는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독보적인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 사노 요코,
일본 현대시의 거목 다니카와 슌타로,
두 예술가가 빚어낸 사랑의 이중주


사노 요코와 다니카와 슌타로는 공히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반세기 가까이 전 세계에서 읽혀왔고, 19세에 등단해 첫 시집부터 일약 주목받은 다니카와 슌타로의 대표작 「살다」는 일본 교과서에 실릴 만큼 애송되어왔다. 1982년, 동료로서 한 차례 협업했던 두 사람은 1990년, 쉰을 넘긴 중년의 나이로 결혼에 이른다. 결혼 전 발표한 「못」을 비롯해 5년간의 결혼 생활 중 집필한 작품을 한데 묶어 소설집을 펴내지만 출간 이듬해인 1996년 결별을 맞는다.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사랑으로 탄생한 책이 이별과 함께 절판된 과정마저 극적이다. 『두 개의 여름』은 결국 두 걸출한 예술가가 남긴 유일한 공동 작업이 되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도시코에게.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 하나야. 너는 나에게 나의 인생은 없느냐고 물었지만 내게도 물론 인생은 있다. 너를 사랑하는 인생이. _다니카와 슌타로 「도시코의 묘」, 123면

재출간하면서 첫선을 보이는 사노 요코의 편지는 이 특별한 소설집에 애틋한 여운을 더한다. 다니카와 슌타로는 “에세이가 재미있기로 이름난” 사노 요코의 편지를 재즈 즉흥 연주에 비견한다(128면).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쓴 이 편지에는 사노 요코다운 유머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람둥이처럼 맵시가 있고” “역까지 저를 업고 달려도 숨이 차지 않을 건장한 사람”(130면)을 만나고 싶다고 털어놓는 그가 훗날 이상형과는 동떨어진 이 편지의 수신인과 결혼한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독자들은 살며시 웃음 짓게 된다. “다만 오래 살 것 같다는 예감만큼은 늘 갖고 있어요.”(129면)라고 적은 대목에서는 세상을 떠난 그의 빈자리를 실감하며 사뭇 쓸쓸해지기도 한다.

‘진실한 거짓말’로 삶을 묘파하는, 문학의 본질을 꿰뚫는 수작
“사노 요코의 거짓말에는 진실이 숨어 있다.
나의 진실에는 거짓말이 숨어 있다.” _다니카와 슌타로


한적한 시골 마을의 여름날이 무대인 첫 번째 이야기 「못」은 꾸밈없이 활달한 소녀와 지적인 초로의 학자가 쓴 일기를 오가며 유년의 어렴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그린다.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우주를 향한 경외감을 나누어 가진 소녀와 노학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본능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서늘한 비애가 공존한다.
두 번째 이야기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에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 등장한다. 너무나도 무더운 나머지 유난히 사위가 조용하게 느껴지는 어느 오후, 낯선 남자가 유골함을 들고 집을 찾아오는데……. 유골의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마지막 이야기 「도시코의 묘」는 20대 젊은 주부에게 묘지를 미리 사두라는 기이한 무덤 세일즈 전화가 걸려 오며 시작한다. 앞선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전개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죽음을 파고들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생의 감각

너는 죽지 않아.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 언젠가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나는 기쁘게 살아가겠다. _다니카와 슌타로 「도시코의 묘」, 125면

여기 실린 세 편의 연작소설은 모두 여름이 배경이라는 것 말고도, 인생과 우주에 대한 긴 은유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노 요코 특유의 분방하고 활력 넘치는 상상력과, 다니카와 슌타로의 이성으로 연마된 문체가 절묘한 균형을 이룬 수작들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는 『100만 번 산 고양이』 『태어난 아이』 등의 그림책에서는 물론, 말년에 남긴 산문에서도 삶과 죽음을 둘러싼 자신만의 질문과 성찰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다니카와 슌타로 역시 대표작 「살다」 외에도 그림책 『죽음은 돌아가는 것』 『고마워, 죽어 줘서』, 에세이 『시와 죽음을 잇다』에 이르기까지 같은 주제에 몰두했다. 사노 요코는 생동하는 감각으로, 다니카와 슌타로는 신중한 사유로, 각자 방식은 달랐지만, 죽음을 통해 생의 의미에 다가서고자 했다는 지점에서 두 사람은 서로 교차한다. 두 거장이 남긴 수많은 걸작들 중에서도 이 짧은 소설집이 각별히 빛나는 것은 오직 이 작품만이 사노 요코와 다니카와 슌타로라는 두 별이 우주에서 태어나 마주친 진실한 사랑의 한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어린아이였으니 딱히 의식한 건 아니지만, 지금 내가 살아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살아 있고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쓸쓸하고 감미로웠다.
그때 막연히 예감했던 산다는 것의 맛을, 나는 과연 음미했을까. _다니카와 슌타로 「못」,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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