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울음상점 1.5

장이지 지음 | 걷는사람 펴냄

안국동울음상점 1.5(걷는사람 다;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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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3.20

페이지

130쪽

상세 정보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리즈 다;시를 통해 장이지 시인의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이 복간되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는 이전에 수록되어 있던 시편 중 열일곱 편을 빼고 새로 열일곱 편을 더해 기존 시집을 깁고 가감한 개정판의 개념으로 선보인다.

2007년 출간된 <안국동울음상점>은 다양한 시집과 평론집 등을 펴내며 당대의 문학사와 시세계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내는 장이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등이 실려 있던 이 시집은 대중들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지만 출판사의 사정으로 발간이 중단되어 오랫동안 팬들의 애를 태운 바 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에는 우주적인 상상력과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화코드가 장이지 시인만의 명랑한 시선으로 담겼다. 시집 속에서 시인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던가, 차이밍량과 오우삼의 영화, 피카소의 그림, 그리고 장 콕도의 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인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체험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적 장치이기도 하다. 시인이 표현하는 시대적 정서는 현대문명을 예리하게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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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울음상점 1.5

장이지 지음
걷는사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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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리즈 다;시를 통해 장이지 시인의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이 복간되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는 이전에 수록되어 있던 시편 중 열일곱 편을 빼고 새로 열일곱 편을 더해 기존 시집을 깁고 가감한 개정판의 개념으로 선보인다.

2007년 출간된 <안국동울음상점>은 다양한 시집과 평론집 등을 펴내며 당대의 문학사와 시세계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내는 장이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등이 실려 있던 이 시집은 대중들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지만 출판사의 사정으로 발간이 중단되어 오랫동안 팬들의 애를 태운 바 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에는 우주적인 상상력과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화코드가 장이지 시인만의 명랑한 시선으로 담겼다. 시집 속에서 시인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던가, 차이밍량과 오우삼의 영화, 피카소의 그림, 그리고 장 콕도의 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인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체험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적 장치이기도 하다. 시인이 표현하는 시대적 정서는 현대문명을 예리하게 조명하고 있다.

출판사 책 소개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리즈 다;시를 통해 장이지 시인의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이 복간되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는 이전에 수록되어 있던 시편 중 열일곱 편을 빼고 새로 열일곱 편을 더해 기존 시집을 깁고 가감한 개정판의 개념으로 선보인다. 2007년 출간된 『안국동울음상점』은 다양한 시집과 평론집 등을 펴내며 당대의 문학사와 시세계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내는 장이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등이 실려 있던 이 시집은 대중들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지만 출판사의 사정으로 발간이 중단되어 오랫동안 팬들의 애를 태운 바 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에는 우주적인 상상력과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화코드가 장이지 시인만의 명랑한 시선으로 담겼다. 시집 속에서 시인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던가, 차이밍량과 오우삼의 영화, 피카소의 그림, 그리고 장 콕도의 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인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체험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적 장치이기도 하다. 시인이 표현하는 시대적 정서는 현대문명을 예리하게 조명하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에는 돌아가야 하리. 내일의 일용할 울음을 걱정하며 내가 일어서려 하면, 고양이 군은 ‘엇갈리는 유성들과도 같은 사랑’을 짐짓 건넬지도 모르리. 손에 가만히 쥐고 있으면 론도 형식의 회상이 은은히 퍼지는.
지갑은 텅 비었지만 울음을 손에 쥐고 고양이 군에게 뒷모습을 들키면서, 보석비가 내리는 차원의 문을 거슬러 감동 없는 거리로 돌아와야겠지. 비가 내린다면 맞아야 하리. 비의 벽 저편 어렴풋이 내 울 음을 듣는 내 귀가 아닌 내 귀의 허상을 응시하면서, 비가 내린다면 역시 맞아야 하리.

-「안국동울음상점」 부분

표제작인 「안국동울음상점」은 눈물차를 끓여주는 고양이 군이 있는 환상 속 상점을 배경으로 한다. 나선형의 밤이 떨어지는 안국동의 길모퉁이에서, 차원의 이음매가 풀리는 순간 방문할 수 있는 울음상점. 이곳에서 자신의 울음의 고갈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의 상상력이 시집 전체를 지탱한다. 김사인 시인은 추천사에서 ‘장이지의 내부에는 잊혀진 별 명왕성의 어린 왕자가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장이지 시인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가장 밝은 별을 찾아내는, 그 어떤 울음 속에서도 저 멀리 보이는 빛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졌다. 이는 시인의 ‘소년스러움’에 기반한다. 내면의 슬픔에 대해 털어놓으면서도 그 슬픔을 들어주는 사람에 대해 걱정을 하고야 마는, 그 순수성으로 세계를 조명한다.

꿈에 겐지가 내게 와서
밤마다 나는 이 시의 입구에서 서성인다.

(중략)

누구라도 그를 한 번 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겐지를 사랑해서
겐지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중략)

5
꿈에 겐지가 내게 와서
그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수 없다고 말한다.
아주 옛날부터 사랑했지만 만질 수 없게 되었다고.
달무리에서 향냄새가 인다. 겐지의 얼굴이 하얗다.
박꽃에 드리운 그림자가 간혹 움직인다.

6
나는 죽음의 무릎을 베고 누워
겐지의 사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꿈에 겐지가 내게 온다」 부분

시인에게 밤은 성찰의 시간이며, 동시에 환각의 시간이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밤의 시간은 한없이 연장되어 우주로 인식된다. 그 우주 속에서 시인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사랑의 주체는 본인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죽음의 이미지를 띤 “사랑 이야기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인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내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 껍데기가 떠 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에 담긴
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여기 하늘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그런데 누가 넌지 모르겠어. 누가 너니?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나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
너의 사진이 지나가.
너는 파티용 동물 모자를 쓰고 눈물을 씻고 있더라.
눈 밑이 검어져서는 야윈 그늘로 웃고 있더라.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
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전문

명왕성은 지구에 머무르는 이들에게 “잊혀진 별”이 되었지만, 명왕성에서 이메일을 보내오는 이는 ‘너’를 잊지 않았다. 단순히 잊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리워하며 기다린다. 음성 메일들을 담아 해안 너머로 보내기도 하고, 스크랩된 사진을 하늘에 띄우기도 한다. 이 시에서 화자는 잊었던 것을 찾으려 한다. 그것은 지금 지구에 있는 ‘너’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시 속에서 ‘너’는 슬픈 노래를 듣고, 열없는 고백을 받고, 겁을 내고, 눈물을 씻고, 야윈 그늘로 웃는다. ‘너’는 ‘나’에게 “울음 자국들”로 “쓰다 지운 메일”을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 울음 자국들은 명왕성에서 오로라로 빛난다. ‘너’의 슬픔조차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우리 모두가 시 속에 등장하는 ‘너’여서가 아닐까. 살아가기 위해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다 보니 점점 과거에 대한 추억을 잊어버리는. 각박한 사회 속 현대인들의 그늘을 시인은 저 먼 별에서 기억하며 메일을 보낸다.

** 걷는사람 다;시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 시집 시리즈입니다. 더는 서점에서 찾을 수 없었던 우리 시대 대표 시집 이 ‘다시’ 독자와 만납니다. 작가의 고유한 개성과 문학적 성취를 두루 이룬, 그리하여 지금껏 꾸준히 문학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집만을 엄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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