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 제철소 펴냄

아무튼, 하루키 (그만큼 네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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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20.1.31

페이지

168쪽

상세 정보

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스트'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으로,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지만 결국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열네 편이 실려 있다.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지만,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통째로 외워버려서 마음에 엉겨 붙은" 하루키의 문장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를 청춘의 한복판으로 훌쩍 데려다 놓는다. 하루키와 함께 젊은 날의 긴 터널을 지났거나 아직 지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어느 눈부신 순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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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9

토론토 여우님의 프로필 이미지

토론토 여우

@torontofox

하루키에 대한 저자의 에세이. 지금 20대 초반의 나도 그렇고, 왜 이 나이대에 하루키에 많이들 빠져드는건지. 그 매력을 느껴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한 작은 실망감은 나와 놀랍도록 비슷했다. 이후 나온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나는 낫배드였는데, 저자는 어떻게 느낄지 궁금)

마지막 노벨상 이야기를 보며, 얼마전 역시나 또 노벨상에 실패한 하루키가 생각나고(하루키의 라이트한 팬이지만, 노벨상 못타는게 웃기네), 한국의 문학 독자로서 한국인 노벨문학상이 나왔다는 것에 너무 감격스러웠다(무려 민음사 유튜브 라이브로 그 순간을 목도했다고 내가!!)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1개월 전
0
이서문님의 프로필 이미지

이서문

@yiseomoon

어째서 육아는 더럽게 고생스럽고 피눈물 나게 힘든 일이라고 말해주는 이가 여태 없었을까. 분명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모종의 엠바고 같은 거겠지. 아니면 육아에 뒤따르는 희생을 모성과 부성으로 승화시키려 하는 사회 분위기상 갖은 고생담은 경험자들끼리만 쉬쉬하며 나누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증거로 내가 출산하자 주위의 육아 선배들이 아련한 눈빛으로 "많이...힘들지?" 하며 지옥 구경이라도 하고 온 듯한 경험담을 들려줬으니까. 그들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마지막에는 꼭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시간은 가더라." 아이의 미소를 보면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는 거짓말은 누가 먼저 퍼트렸던가. 내 경험상 미소가 사랑스러운 것과 피로는 별개다. 꽃향기가 아무리 좋아도 그걸 맡았다고 결린 어깨가 풀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물여섯의 나는 자아를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내가 속한 팀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당연하다는 듯 반말을 했고 그 앞뒤로 종종 "야 이 씨..."가 따라붙었다('발'이 마저 붙지 않았던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심지어 팀장은 자신보다 직급은 낮지만 나이는 많았던 차장을 "야! 김XX!"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서열이 상대보다 위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사고가 터지면 자기보다 직급 낮고 힘 약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렸다. 인간에 대한 환멸이라는 것을 철저히 맛보던 나날이었다. 더 심각한 점은 그 안에 있다 보니 나도 여지없이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의 노벨상 수상 여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늘 몹시 아름다웠던 그의 수상 연설문을 못 보는 것 정도일까. 실은 내 청춘의 한 조각(?)이 그런 영예로운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는 건 괜스레 멋쩍을 듯도 하다(라기에는 이미 다른 문학상을 너무 많이 받았지만!). 하루키는 나에게 작가가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경험을 안겨줬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그 작가의 저작과 함께 보내게 해준 것. 그리하여 나의 내면과 삶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일으킨 것. 그것만으로도 노벨문학상을 받든 말든 하루키는 나에게 언제까지나 가장 특별한 작가일 터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6개월 전
0
Joo님의 프로필 이미지

Joo

@jooaspn

https://www.instagram.com/p/CxDYYLorIwN/?igshid=MzRlODBiNWFlZA==

내가 하루키의 작품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2학년때였다.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씩 퇴근길에 책을 가득 사와 내게 선물처럼 안겨주셨다. 그 책들 중에 1Q84 1,2권이 있었다. 늦은 밤까지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을 읽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별을 보던 순간이 아직도 깊이 기억한다. 1Q84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하루키를 떠올리면 아빠가 떠오른다.

그 후로 하루키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하루키의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에 아무튼, 하루키를 읽어 봤다. 하루키의 진정한 마니아가 쓴 작품이라 내가 모르는 것들 투성이었지만 그 점이 신선하고 좋았다.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하루키가 부러우면서도 그가 얼마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성실하며 재능 있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지음
제철소 펴냄

2023년 9월 21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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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스트'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으로,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지만 결국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열네 편이 실려 있다.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지만,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통째로 외워버려서 마음에 엉겨 붙은" 하루키의 문장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를 청춘의 한복판으로 훌쩍 데려다 놓는다. 하루키와 함께 젊은 날의 긴 터널을 지났거나 아직 지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어느 눈부신 순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어린 시절 하루키의 문장에 이끌려 번역가가 된 저자가
서늘한 오이 같은 일상에서 건져 올린 하루키적 모먼트


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스트’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으로,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지만 결국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열네 편이 실려 있다.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지만,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통째로 외워버려서 마음에 엉겨 붙은” 하루키의 문장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를 청춘의 한복판으로 훌쩍 데려다 놓는다. 하루키와 함께 젊은 날의 긴 터널을 지났거나 아직 지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어느 눈부신 순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출판사 코멘터리

1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제철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에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로 (살아 있는) 인간이 등장한다면, 첫 테이프는 하루키가 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하루키는 취향 강한,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는 몇 안 되는 작가니까요. ‘이 구역의 하루키스트는 나’라고 얘기할 수 있을 만한 후보군을 추려 집필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하루키의 임자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아직 하루키 책을 한 번도 번역한 적 없는’ 이지수 번역가에게 그 미션이 돌아갔습니다. (우여곡절이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아무튼, 하루키』의 에필로그 ‘아무튼 뭐라도 써야 한다면’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만...)

2
그에게 초고를 받은 날, ‘드디어 하루키가 임자를 만났구나!’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어떤 대상을 오랫동안 좋아해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담담하지만 단단한 태도와 목소리가 글 곳곳에서 묻어났습니다. 앉은자리에서 400매 분량의 원고를 다 읽은 뒤 바로 책장에 꽂혀 있는 하루키의 산문집 한 권을 꺼내 읽었습니다. 하루키를 다시 읽고 싶게 만들었으니, 일단은 성공입니다.

3
세계적인 작가답게 ‘하루키’를 소재로 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특히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음악(주로 재즈)이나 음식(주로 맥주), 동물(주로 고양이), 취미(주로 달리기와 여행) 같은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루키 읽기’를 시도한 것들이 많죠. 이지수 작가는 그런 익숙한 방식 대신 자기만의 고유한 기억으로부터 하루키를 데려옵니다. 하루키 읽기가 아닌 하루키라는 프리즘으로 ‘나’를 읽어내는 것.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지점입니다.

4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그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에 맞닥뜨린 하루키의 문장들을 지금 여기로 다시 불러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하루키를 원서로 읽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결국 번역가가 된 저자가 하루키의 문장과 관계했던 내밀한 이야기인 동시에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다”는 『1973년의 핀볼』 속 문장처럼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 마침내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어느 하루키스트의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아무튼, 외국어』를 쓴 조지영 작가는 자신의 책에서 하루키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언제 적’ 하루키는 ‘그래도’ 하루키가 된다.” 『아무튼, 하루키』는 ‘언제 적’ 하루키가 ‘그래도’, ‘여전히’, ‘아무튼’ 하루키인 까닭을 다정하고 사려 깊은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네가 좋아”라는 두 마디를 정성껏 늘여서 해주는 『노르웨이의 숲』 속 와타나베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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