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환상여행

유인숙 지음 | 이봄 펴냄

미완의 환상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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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10.1

페이지

272쪽

상세 정보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열렬하게 자기 삶을 사랑한 이유로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예술가. ‘자기 앞을 가로막는 불행부터 사랑해야 했던’ 화가 천경자. 이 책은 1979년부터 천경자 작가가 뉴욕으로 이주하기 전인 1998년까지 20여년의 시간을 함께한 천경자의 첫째 며느리가 쓴 것이다. 그는 천경자의 삶 가장 안쪽에 있었던 사람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묘사하고 있다.

예술과 삶을 분리하지 않았던 천경자를 시어머니로 두었기에, 예술적 관점이 아닌 삶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이야기한다 해도, 예술가 천경자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천경자 작가는 그간 예술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묘사되어 왔다. 물론 작가 스스로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밝여왔기에 우리는 그의 예술과 삶, 두 가지를 모두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미인도 위작 사건’을 둘러싸고 예술 전문가들과 작가 천경자가 벌인 팽팽한 줄다리기가 말하는 바는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둘다 더 이상 ‘천경자’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천경자는 사후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재조명받고 있다.

이 책에 해설을 보탠 미술사학자 이주은의 말대로, 천경자는 학계가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작가군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학자들의 연구와 일반인들의 애정이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 예술가를 씁쓸한 위작 사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은 천 작가에 관련된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알리는 것이다. 천경자 작가와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사람의 이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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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님의 프로필 이미지

이유정

@yiyujungpzvc

나는 미완성의 작품, 미완성의 인생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완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실상 있다고 하더라도 그 완성에 큰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꿈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꿈을 향하여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며 현실을 거짓 없이 살았다. 꿈과 사랑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기에 나는 불행하지 않다.
p218. 천경자.저자 서문- 행복의 이웃에 산다.

미완의 환상여행

유인숙 지음
이봄 펴냄

읽었어요
2022년 3월 19일
0
자유이님의 프로필 이미지

자유이

@jayuyi

현대백화점 놀러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전시 '천경자 판화전, 미완의 환상여행'. 천경자 화백의 며느리인 유인숙이 '미완의 환상여행' 출판 기념으로 하는 전시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순간 '딸도 아닌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추억하며 글을 썼다고? 얼마나 각별한 사이였길래...' 라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자서전은 미화하고 과장하는 경우가 많아 읽기 불편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제3자의 시각이 섞여 있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천경자라는 삶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의 결혼생활과 시어머니인 천경자와 나누었던 대화들이 구체적으로 실려 있어, 마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재미도 있었다. 문체가 간결한데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가독성이 좋다보니 만화책 읽듯이 후루룩 읽었다.

나는 사실 천경자 하면 떠오르는 것은 '위작 사건'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도 위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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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사건'은 이제 다들 알게 됐다. 그 <미인도>는 진품이 아닌 위작이 분명하다. 어머니가 직접, 본인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그걸로 끝난 일이었다. 화가다 본인의 그림이 아니라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어머니가 그린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미인도>에 그려진 여자의 는빛이 희미하고 머리의 꽃도 조잡하다고 하셨다. 일부 사람들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미인도>의 감정위원회는 <미인도>를 진품으로 판정했다. 판정이 나온 후 어마니는 미국으로 가버리셨다. 출국하시면서 어머니가 이렇게 인터뷰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 뽀얀 안개 같은 것이 걷히면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어머니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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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경자 화백이 죽고 얼마 안되어 위조범이 <미인도>가 위작임을 고백했다고 한다. 결국은 살아 계실 때는 '자기 작품도 못 알아보는 작가'라는 비난만 받고, 진실은 밝혀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으니 얼마나 억울하셨을까? 괜히 내가 화가 난다. 그런데 여전히 미술계에서는 1990년대에 진품으로 판결났으니 나몰라라 하고 있다. 미술계가 한 작가를 권력으로 굴복시킨 사건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역시 어딜가나 권력이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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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천경자 화백의 다양한 모습 : 담배&커피 애호가, 지나가면 알아보는 셀럽, 그 시대에 흔하지 않았던 워킹맘, 해외여행마저 드물던 시대에 나홀로 여행러, 화가다운 예민미

미완의 환상여행

유인숙 지음
이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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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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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열렬하게 자기 삶을 사랑한 이유로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예술가. ‘자기 앞을 가로막는 불행부터 사랑해야 했던’ 화가 천경자. 이 책은 1979년부터 천경자 작가가 뉴욕으로 이주하기 전인 1998년까지 20여년의 시간을 함께한 천경자의 첫째 며느리가 쓴 것이다. 그는 천경자의 삶 가장 안쪽에 있었던 사람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묘사하고 있다.

예술과 삶을 분리하지 않았던 천경자를 시어머니로 두었기에, 예술적 관점이 아닌 삶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이야기한다 해도, 예술가 천경자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천경자 작가는 그간 예술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묘사되어 왔다. 물론 작가 스스로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밝여왔기에 우리는 그의 예술과 삶, 두 가지를 모두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미인도 위작 사건’을 둘러싸고 예술 전문가들과 작가 천경자가 벌인 팽팽한 줄다리기가 말하는 바는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둘다 더 이상 ‘천경자’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천경자는 사후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재조명받고 있다.

이 책에 해설을 보탠 미술사학자 이주은의 말대로, 천경자는 학계가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작가군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학자들의 연구와 일반인들의 애정이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 예술가를 씁쓸한 위작 사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은 천 작가에 관련된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알리는 것이다. 천경자 작가와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사람의 이야기를 말이다.

출판사 책 소개

● 하루라도 천경자의 기사가 나지 않는 날이 없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열렬하게 자기 삶을 사랑한 이유로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예술가. ‘자기 앞을 가로막는 불행부터 사랑해야 했던’ 화가.
그는 일제시대에 동경유학을 떠났던 당시에 보기 드문 여성이었으며, 20대에 뱀에 매료되어 뱀 그림으로 세간에 처음 알려졌다.
한편으로 그는, 불행한 결혼과 만남으로 일찍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던 가장이자, 아이 넷을 키우며 생계를 책임졌던 워킹맘이다.
다시 화가인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해외여행마저 드물던 1969년에 남태평양으로 홀로 스케치여행을 떠난 한국여성화가이며, 수묵화 일색이었던 당대 한국화단에서 유화 기법을 전통적인 채색 화법에 적용시켜 천경자식 채색화법을 만든 독보적인 예술가이다.
예술가 천경자와 인간 천경자의 모습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줄기를 이룬다. 예술가 천경자는 스케치 여행을 통해 다양한 인물과 풍경을 묘사하면서 동시에 여성 천경자의 삶은 자화상에 담았다.
삶과 예술,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았던 천경자. 삶과 예술을 분리하지 않았던 천경자는 요즘 셀러브리티들이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사랑을 받는 모습과도 닮았다.
이렇게 시대를 앞서간 여성은 사는 동안에도, 그 이후에도 드라마틱한 요소들만이 강조되어 남겨진다. 천경자 역시 그러하다. 사는 동안에는 글과 인터뷰를 통해 남긴 남다른 가족사가, 그 이후에는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단 하루도 천경자의 기사가 나지 않는 날이 없다.

● 천경자를 천경자이게 하는 것은 가장 평범한 일상 이야기이다

이 책은 1979년부터 천경자 작가가 뉴욕으로 이주하기 전인 1998년까지 20여년의 시간을 함께한 천경자의 첫째 며느리가 쓴 것이다. 그는 천경자의 삶 가장 안쪽에 있었던 사람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묘사하고 있다.
예술과 삶을 분리하지 않았던 천경자를 시어머니로 두었기에, 예술적 관점이 아닌 삶의 관점에서 천경자를 이야기한다 해도, 예술가 천경자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천경자 작가는 그간 예술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묘사되어 왔다. 물론 작가 스스로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밝여왔기에 우리는 그의 예술과 삶, 두 가지를 모두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미인도 위작 사건’을 둘러싸고 예술 전문가들과 작가 천경자가 벌인 팽팽한 줄다리기가 말하는 바는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둘다 더 이상 ‘천경자’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천경자는 사후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재조명받고 있다. 이 책에 해설을 보탠 미술사학자 이주은의 말대로, 천경자는 학계가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작가군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학자들의 연구와 일반인들의 애정이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 예술가를 씁쓸한 위작 사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은 천 작가에 관련된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알리는 것이다. 천경자 작가와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사람의 이야기를 말이다.

● 예술가 천경자 며느리이기에 했던 일들

이 책의 저자 유인숙은 천경자 작가의 첫째 며느리로 오랜 망설임 끝에 천 작가와의 일상을 공개한다.
그가 공개하는 일상은 8,90년대 한국의 평범한 고부관계와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천경자를 바라보는 제 3자의 시각이 섞여 있다.
시어머니이기에 어렵기도 하고, 천경자 작가이기에 쉽지 않았던 일상들이 중첩된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 천경자의 기상시간인 새벽 4시에 일어나 커피를 준비해드리는 일은 며느리가 수용한 일종의 업무였겠지만, 시어머니의 은근한 강요 없이도 저자가 그 시간에 굳이 일어나야 했던 이유는 천경자 작가가 가스레인지를 켜는 일과 같은 단순한 일상생활에 서툴렀기 때문이라던가, 천경자 작가가 지내던 2층 화실에는 늘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그곳이 무서운 시어머니의 장소였기 때문이 아니라, 시할머니도 2층 출입을 삼갔다는 이야기를 중첩시킴으로써 가족 전체가 천경자 작가를 대했던 태도와 입장을 공개하는 식이다.

저자와 천경자 작가와의 관계는 모델과 화가의 관계까지 나아갔다. 천경자 작가는 주변 인물을 모델로 하여 인물상을 묘사해왔다. 그간 알려진 모델은 주로 작가의 혈육이었다. 그런데 천경자 작가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알라만다의 그늘 1,2>와 <황금의 비>를 비롯해 대작인 <환상여행>과 <황혼의 통곡>의 모델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첫째 며느리이다. (99쪽 참조)
며느리가 작가의 모델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운 것은 <환상여행>과 <황혼의 통곡>에 묘사된 여성들이 누드이기 때문인데, 이 작품들의 완성년도가 1995년인 것을 감안하면 천경자 작가이기에 또 천경자 작가의 며느리이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이 책은 여성들의 일상서사가 흐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중동건설현장으로 남편을 보낸 저자 유인숙은 조금은 특별한 상황에 놓인다. 시할머니(천경자의 어머니), 시어머니(천경자), 본인. 여성 3대만 남은 집. 결혼식장에서도 시아버지 자리에 시할머니가 앉았었다. 천경자 작가가 말했던 모계혈통은 이런 방식으로도 구현되었던 듯, 저자 유인숙 스스로도 이 상황이 특별했다고 책에 밝히고 있다. 이런 분위기였기에 시어머니의 특별한 모델 요청에 거부감은 없었다고 말한다.

● 드라마는 없지만 빛나는 일상이 있다

저자가 결혼할 무렵, 천경자는 서교동에서 작가로서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천경자는 젊은 시절 가난과 어긋난 관계에서 비롯된 아픔들을 청산한 상태였고 저자 유인숙이 기억하는 천경자는 이미 유명작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없어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빛나는 일상이 있다.
뱀 그림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화가, 남다른 가족사와 자신의 마음상태를 솔직하게 공개함으로써 스스로 전설이 된 화가, 그리고 미인도 위작 사건...
살아서 자신의 삶을 전설로 만들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천경자는 사후 세간의 스캔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전설이 된 사람이 감당해야 할 스캔들이라며 넘기기에는 안타까움이 크다.
이 책에는 하나의 바람이 담겨 있다. 천경자가 화단의 전설로 남기 위해 작가로서 얼마나 성실한 일상을 살았는지, 또 천경자가 가족들의 전설로 남기 위해 엄마와 시어머니의 역할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작품으로 그리고 한 매력적인 사람은 그의 삶으로 평가받길 바란다.

● 천경자 작가의 대표작 65점을 골라 고화질 도판으로 실었다

이 책에 제작년도순으로 정리해넣은 드로잉과 그림 65점은, 오랜만에 천경자 작가의 작품을 접할 독자들을 위해 작가의 대표작들만을 추려 고화질 스캔과 보정작업을 거쳐 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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