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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12.1.10
페이지
448쪽
상세 정보
인사 갈마들 총서 시리즈.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 연대기식으로 드라마를 설명하며 드라마를 통해 당대 시대를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은 ‘최초의 드라마史’면서 동시에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다. 드라마가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드라마를 통해 그 시대와 당대인의 가치관.삶의 방식.유행.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
「1장 ‘설움 위로’와 ‘통속화’ 속에서」는 일제시대부터 통속극이 인기 있었던 원인을 밝히며, 통속극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한국인의 사랑과 애정의 대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었으며, 「2장 ‘국민 동원 수단’과 ‘저속 퇴폐의 멍에’ 속에서」와 「3장 ‘충성 경쟁’과 ‘자기 검열’ 속에서」는 정치권력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저속 퇴폐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되는 드라마의 수난사가 중심이다.
「4장 ‘SBS 개국’과 ‘IMF 한파’ 속에서」, 「5장 ‘인터넷 열풍’과 ‘한류 열풍’ 속에서」, 「6장 ‘머니 게임’과 ‘미드 열풍’ 속에서」, 「7장 ‘막장 드라마’와 ‘친정부 드라마’ 논란 속에서」는 시장 권력의 무한 질주 속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는 드라마의 고군분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현상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마지막에 그 장을 정리하는 간략한 분석을 덧붙였다.
상세정보
인사 갈마들 총서 시리즈.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 연대기식으로 드라마를 설명하며 드라마를 통해 당대 시대를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은 ‘최초의 드라마史’면서 동시에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다. 드라마가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드라마를 통해 그 시대와 당대인의 가치관.삶의 방식.유행.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
「1장 ‘설움 위로’와 ‘통속화’ 속에서」는 일제시대부터 통속극이 인기 있었던 원인을 밝히며, 통속극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한국인의 사랑과 애정의 대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었으며, 「2장 ‘국민 동원 수단’과 ‘저속 퇴폐의 멍에’ 속에서」와 「3장 ‘충성 경쟁’과 ‘자기 검열’ 속에서」는 정치권력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저속 퇴폐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되는 드라마의 수난사가 중심이다.
「4장 ‘SBS 개국’과 ‘IMF 한파’ 속에서」, 「5장 ‘인터넷 열풍’과 ‘한류 열풍’ 속에서」, 「6장 ‘머니 게임’과 ‘미드 열풍’ 속에서」, 「7장 ‘막장 드라마’와 ‘친정부 드라마’ 논란 속에서」는 시장 권력의 무한 질주 속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는 드라마의 고군분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현상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마지막에 그 장을 정리하는 간략한 분석을 덧붙였다.
출판사 책 소개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고, 욕망을 모델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최초의 드라마史’면서
동시에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다.
“아침부터 드라마를 보다 정신을 차리니 해가 뉘엿뉘엿 지더라.”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어느 시청자의 말이다. 그러나 한 개인의 말이 아니라 한국인의 드라마 사랑과 중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증언일 수 있다.
시청률이 50퍼센트를 넘는 ‘국민 드라마’가 탄생할 정도로 드라마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사회문화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드라마가 한국인이 관심을 기울이는 가치와 정서를 변주하고 재현하며 당대의 현실과 시대정신 그리고 한국인의 욕망을 담아낸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한국인은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의미를 읽어낸다. 그런 차원에서 말하자면 드라마는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말하는 텍스트이며 한국인과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한국 사회를 묵묵하게 지켜본 시대의 목격자이자 증언자이기도 하다.
드라마 사랑을 키운 것은 팔 할이 암울한 근현대사
일제강점기에 처음 등장한 드라마는 식민지 백성의 설움을 달래주던 ‘정신적 치료제’였다. 국권을 빼앗긴 슬픔과 절망감을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우리 민족에게 드라마는 상처받은 심신을 기대기에 썩 알맞은 휴식처였다. 더욱이 식민지 지배의 설움에 여성이라는 짐이 더해져 속으로 피눈물을 쏟아내던 가정주부들은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공개적으로 슬픔을 드러낼 수 있었다. 톨스토이의 소설을 극화한 <부활>을 방송할 때도 여자 아나운서가 생방송 중 슬픔에 겨워 울어버리는 방송 사고를 냈는데 청취자들은 그걸 사고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아나운서의 울음에 공감할 정도였다.(21쪽)
“방송극은 풍기 문란이란 책망을 가끔 받았고 또 밤중에 서울 장안을 난데없이 곡성으로 뒤덮는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본 검열은 매우 엄격해졌다. 그러나 곡성만은 대본에 쓰여 있지 않기 때문에 검열망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분단과 한국전쟁이 낳은 상흔은 드라마 사랑을 더욱 키우는 촉매였다. 예컨대 1954년에 방영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청실홍실>의 ‘전쟁미망인’은 한국전쟁을 겪은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현실의 아픔을 위로받기에 좋은 대상이었다.(26쪽) 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한국인에게 드라마는 눈물을 제공하며 감정의 정화 기능을 수행했고 때론 웃음을 선사하며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꿈과 낭만을 제공했다.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과 근대화에 매진하던 군부 독재는 통속극을 못마땅하게 여겨 드라마에 저속 퇴폐의 멍에를 씌우고, 동시에 반공 드라마, 정권 찬양 드라마 같은 목적극 제작을 강요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국인은 통속극에 열광했고 드라마는 한국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의 드라마 사랑을 키운 것은 팔 할이 암울한 근현대사였다. 하지만 험난한 세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인들은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주의라는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바다에서 위태롭게 표류하고 있다.
드라마는 바로 그런 고강도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한국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왔다.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가정주부인 이유도 이들이 다른 집단에 비해 일상적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공간도 많지 않아 가정주부에게 사실상 거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가 바로 드라마 시청이다.
막장 드라마라고 욕하지 마라.
그렇다면 막장 드라마의 대유행도 달리 볼 일이다. 막장 드라마의 등장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실 세계에서 받는 한국인의 스트레스가 막장 드라마가 나올 수밖에 없을 만큼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한국인이 무궁무진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는 막장 드라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막장 드라마는 가정주부와 중장년층의 전유물만도 아니다. 이들이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젊은 층은 막장 드라마를 가지고 놀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예컨대 이들은 <아내의 유혹>을 비롯한 이른바 ‘막장’이라는 평을 얻은 드라마에 대한 각종 패러디물을 경쟁적으로 내놓는데 이를 놀이의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막장 드라마가 가정주부와 중장년층에게 ‘몰입의 대상’이었다면 청소년과 젊은 층에게는 ‘유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소비의 방식은 달랐지만 한국인 모두에게 막장 드라마는 카타르시스의 보고다.
문제는 카타르시스의 일상화다. 카타르시스의 핵심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후련함이라 카타르시스는 여운과 여백보다는 직설과 자극을 선호한다. 막장 드라마가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분노와 증오, 저주와 복수를 쏟아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스트레스가 크면 클수록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 강한 자극의 카타르시스를 요구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게 자꾸 반복되면 내성이 생겨 웬만큼 ‘센 것’으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래서 갈수록 극단을 향해 치닫게 된다. ‘독을 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드라마가 독해지는 이유다.
드라마 공화국은 스트레스 공화국의 다른 얼굴이다.
따라서 문제는 다시 현실이다. 앞서 말했듯, 한국인의 드라마 사랑과 몰입은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요구하는 한국인이 받는 고강도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공화국’은 ‘스트레스 공화국’의 다른 얼굴이다!
그렇다면 드라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도 드라마 공화국과 스트레스 공화국이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가능한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인의 삶의 방식을 개선할 시스템의 개혁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한국인의 드라마 의존도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선 드라마에 대한 저주와 비난만이 드라마 공화국을 배회할 가능성이 크다.
흔히 드라마를 사회의 거울에 비유한다. 드라마가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드라마를 통해 그 시대와 당대인의 가치관.삶의 방식.유행.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드라마를 시대와 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책의 구성
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 연대기식으로 드라마를 설명하며 드라마를 통해 당대 시대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장 ‘설움 위로’와 ‘통속화’ 속에서」는 일제시대부터 통속극이 인기 있었던 원인을 밝히며, 통속극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한국인의 사랑과 애정의 대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었으며, 「2장 ‘국민 동원 수단’과 ‘저속 퇴폐의 멍에’ 속에서」와 「3장 ‘충성 경쟁’과 ‘자기 검열’ 속에서」는 정치권력의 입김에 휘둘리면서 저속 퇴폐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되는 드라마의 수난사가 중심이다. 「4장 ‘SBS 개국’과 ‘IMF 한파’ 속에서」, 「5장 ‘인터넷 열풍’과 ‘한류 열풍’ 속에서」, 「6장 ‘머니 게임’과 ‘미드 열풍’ 속에서」, 「7장 ‘막장 드라마’와 ‘친정부 드라마’ 논란 속에서」는 시장 권력의 무한 질주 속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는 드라마의 고군분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현상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마지막에 그 장을 정리하는 간략한 분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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