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 민음사 펴냄

깊은 강 (세계문학전집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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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7.10.30

페이지

352쪽

상세 정보

국내에는 <침묵>의 작가로 잘 알려진, 평생에 걸쳐 신과 구원의 문제에 천착한 엔도 슈사쿠는, 1993년 병마와 사투를 벌이며 완성한 마지막 장편소설 <깊은 강>에 자기 문학의 모든 주제를 집약해 놓았다. 신은 인간 내면에 살아 숨 쉬며, 인간을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존재임을 이 소설을 통해 역설한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네 사람이 인도 단체 여행을 계기로 만난다. 이소베는 평범하게 살아온 가장이었다. 그러다 암 선고를 받은 아내가 투병 끝에 숨을 거두면서 꼭 다시 태어날 테니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을 남긴다. 동화 작가인 누마다는 병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았을 때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 준 구관조를 잊지 못한다.

기구치는 태평양 전쟁 당시 미얀마에서, 죽은 동료의 인육까지 먹어야 했던 처참한 상황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이소베의 죽어 가는 아내를 간호했던 미쓰코는 대학 시절 가톨릭 신자인 오쓰를 그저 장난으로 유혹했다가 버린 기억이 있다. 그녀는 신부가 된 오쓰가 인도의 수도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네 사람은 저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아 인도로 간 것이다. 불가촉천민부터 수상이었던 인디라 간디까지, 신분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품어 안는 갠지스 강과 그곳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이들은 강한 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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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은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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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양파가 있나요?
당신에게 양파란 뭔가요? -94p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민음사 펴냄

1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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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yikyungwoo

민음사로 본 건 아니다
엔도 슈사쿠가 보여주는 약자의 관점에서
신에 대한 서술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가슴 먹먹함과 더불어 실존으로 느낄 수 있는 신을 말해준다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12월 16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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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anna5n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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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배이자 독서 모임 선배 고움이로부터 추천받은 책, 엔도 슈사쿠의 유작 「깊은 강」을 드디어 독토바에서도 다뤘다. 어마어마하게 긴 장편이지도, 엄청난 어려운 단어들이 즐비한 고전고설이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읽는데 오래 걸렸다. 왜일까. 아마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히 읽어야만 다음 문단이 이해가 되고 쉽게 넘길 수 없는 인간의 내면으로 가득한 내용이라 그런 게 아닐까 한다. 등장인물도 적은 편은 아니고, 이름도 헷갈려서 머리를 많이 굴려야 했다. 어쩜 모든 등장인물에 이입됐다가 실망했다가 공감했다가 어이없다가 또 고개를 끄덕이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기분과 함께 읽어냈다.

네 명, 아니 다섯 명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인도 바라나시의 깊은 강 겐지스강을 찾는 이야기다. 마지막 역자의 해설과 작가 연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여섯 명 모두에게 작가의 실제 경험과 사상이 투영되어 있다.

병으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이소베 (자꾸 이사배같아서 혼자 킬킬 웃었다) 할아버지. 언제나 조용하고 공기 같던 아내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눈을 감기 직전에 ‘환생해서 다시 만나러 오겠다’라는 말을 남기자 그 이후로 환생에 집착 같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전생에 자신이 일본인이었다는 인도의 어린아이를 찾아 인도로 향하게 된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줄이니 정신병자처럼 설명되는 것 같지만.. 아마 작가가 죽기 직전까지 환생이라는 게 정말 존재할지 아닐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는 짐작이 된다.

어린 시절 만주 땅에서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받았을 때부터 동물들로부터 위로를 받은 동화작가 누마다는 죽음의 위기를 넘길 때 자신을 위해 대신 죽어준(것처럼 느껴지는) 구관조를 찾아 은혜를 갚고자 인도를 찾는다. 작가가 실제로 만주 다롄에서 자라며 겪은 부모의 이혼과 세 번에 걸친 폐 수술로 인한 고통을 누마다를 통해 표출한 듯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얀마로 파병되어 끔찍한 경험을 한 기구치 할아버지. 인도군과 영국군에게 쫓겨 퇴각하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거의 죽기 직전의 상태까지 갔다가 한 전우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다. 종전 후 일본으로 돌아가 시작한 운송업이 한국전쟁의 군수 경기와 시기가 들어맞아 번영하게 된다. 역시 일본놈들이 전쟁의 아픔이니 뭐니 하며 마른 수건 짜내듯 감동 자아내는 건 들어주면 안 된다. 아무튼, 그러다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전우를 위해 일자리를 소개해주는데, 성실하게 일을 잘하던 친구는 별안간 피를 토하며 위독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술로 인한 각혈의 원인을 알아보니 미얀마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동료의 시신을 먹고야 말았던 과거, 그리고 그 동료의 눈을 쏙 빼닮은 동료의 아들을 보고 술독에 빠졌던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된다. 결국 그대로 세상을 뜬 전우를 위해, 그리고 가슴 아픈 죽음을 맞이한 전쟁의 희생자들을 위해 인도를 방문하게 된다. 작가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꼈던 전쟁의 슬픔을 기구치를 통해 위로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래봤자 일본놈들이지만.

그리고 이 소설에서 내 기준 가장 중요한 인물인 미츠코와 오쓰의 이야기가 있다. 프랑스 작품 ‘모이라’의 주인공 같은 미츠코와 조세프(몰라서 속상하다)같은 오쓰. 미츠코에게 오쓰는 그저 독특한 옷을 입고 남들과는 다르게 신실하게 성당을 다니는 별종이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그가 자꾸 눈에 밟힌다. 종교활동을 못 하게 막고서 며칠 대충 놀아주다가 버렸는데, 대뜸 그 상처로 인해 신부가 되겠다고 리옹으로 떠났다는 것 아닌가? 결국 신혼여행으로 떠난 파리에서 구태여 남편과 떨어져 홀로 ‘테레즈 데케루’(못 읽어봐서 속상하다!!)의 배경지를 관광한 후 오쓰를 만나러 리옹까지 간다. 프랑스의 무궁화호 떼르를 타면 파리와 리옹은 무려 여섯 시간이나 걸린다. 그 시간을 이겨내며 찾아간 정도면 이 사람아, 그거 사랑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신을 양파(타마네기)라 불러대며 신은 그 무엇도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이며, 누구에게나, 어떤 종교에나 신은 존재하고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 오쓰는 결국 이단 취급 받으며 신부가 되지 못한다. 진정한 사랑이 대체 무엇인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항상 궁금해하던 미츠코는 남편과 젊은 나이에 이혼을 하고, 항상 진정한 사랑을 말하던 오쓰를 찾아 이번엔 인도로 떠나게 된다.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테레즈 데케루라는 소설을 사랑한 작가의 문학적 감각이 미츠코에게 투영되고, 부모에게서 종교를 물려받았지만, 일본인으로서 유럽의 기독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깨달은 작가 본인의 종교사상을 오쓰에게 투영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기독교를 물려받아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례를 받은 나도 오쓰가 내뱉는 말들에 심히 공감할 수 있었다. 저 시대에 일본에서 태어난 기독교 신자가 저런 생각을 하다니. 놀랍다.

결국 시작부터 끝까지 민폐 덩어리인 딱 전형적인 일본의 멍청한 민폐 젊은이 카메라맨 산조 때문에 오쓰는 폭행에 휘말려 위급한 상태가 되며 이야기가 끝난다. 이거 완전 인도 배경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거 아니냐! 영화도 나왔었다는데, 조금 궁금해졌다. 그리고 읽는 내내 한 영화가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는데, 바로 몇 년 전 부국제에서 봤던 ‘호텔 셀베이션’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노인이 겐지스강의 호텔 센베이션으로 죽음을 준비하러 가겠다고 우기자 아들이 억지로 따라가서 겪는 이야기다. 처음엔 일해야 되는데 핸드폰도 안 터지고 더럽게 손으로 카레를 먹어야 하고 지저분하고 소름 돋는 죽음의 호텔이 끔찍하기만 했던 아들이, 결국 아버지에게 마음을 열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게 되는 영화였다. 생각보다 잔잔하고 웃음코드도 간간이 들어간 영화를 보고서 바로 인도 카레를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난다. 인도인들이게 겐지스강은 어떤 걸까. 한 번 쯤은 내 오감으로도 느껴보고 싶어졌다.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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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국내에는 <침묵>의 작가로 잘 알려진, 평생에 걸쳐 신과 구원의 문제에 천착한 엔도 슈사쿠는, 1993년 병마와 사투를 벌이며 완성한 마지막 장편소설 <깊은 강>에 자기 문학의 모든 주제를 집약해 놓았다. 신은 인간 내면에 살아 숨 쉬며, 인간을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존재임을 이 소설을 통해 역설한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네 사람이 인도 단체 여행을 계기로 만난다. 이소베는 평범하게 살아온 가장이었다. 그러다 암 선고를 받은 아내가 투병 끝에 숨을 거두면서 꼭 다시 태어날 테니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을 남긴다. 동화 작가인 누마다는 병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았을 때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 준 구관조를 잊지 못한다.

기구치는 태평양 전쟁 당시 미얀마에서, 죽은 동료의 인육까지 먹어야 했던 처참한 상황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이소베의 죽어 가는 아내를 간호했던 미쓰코는 대학 시절 가톨릭 신자인 오쓰를 그저 장난으로 유혹했다가 버린 기억이 있다. 그녀는 신부가 된 오쓰가 인도의 수도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네 사람은 저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아 인도로 간 것이다. 불가촉천민부터 수상이었던 인디라 간디까지, 신분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품어 안는 갠지스 강과 그곳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이들은 강한 인상을 받는다.

출판사 책 소개

일본 전후 문학계 대표적인 작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60번)으로 출간되었다. 엔도 슈사쿠는 특히 종교적 문제, 신과 구원의 문제에 천착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톨릭에서 큰 영향을 받아 왔지만, 그의 작품들은 종교소설의 범주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보편적 삶과 그 삶의 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 『깊은 강』은 엔도 슈사쿠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가 평생 동안 추구해 온 모든 가치들을 집약해 놓은 그의 대표작이다.

상처 받은 인간들에게 신이 내미는 구원의 손길

『깊은 강』은 엔도 슈사쿠가 1993년 완성한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이때는 그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투병 생활을 하던 때로, 이 작품은 자신의 50년 가까운 문학 인생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엔도 슈사쿠는 자신에게 커다란 명성을 안겨 준 『침묵』과 함께 이 책을 관 속에 넣어 달라고 유언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 엔도 슈사쿠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하여 지금까지 자신이 추구해 왔던 모든 주제들을 그려 내고 있다. 삶의 기쁨과 슬픔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인생의 여러 굴곡을 겪고 이제 황혼기를 맞은 네 사람이 인도 단체 여행을 계기로 만난다. 이소베는 평범하게 살아온 가장이었다. 그러다 아내는 갑작스레 암 선고를 받고, 고통스런 투병 끝에 숨을 거둔다. 그녀는 꼭 다시 태어날 테니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을 남겼다. 동화 작가인 누마다는 병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았을 때 구관조에게 큰 위안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구관조는 마치 그를 대신하듯 죽어 버렸고, 그는 아직도 그 구관조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다. 기구치는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가 미얀마에서 부상을 입고 낙오되었을 때 동료인 쓰카다가 곁에 남아 주었다. 쓰카다는 기구치를 살리고 자신도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료의 시체를 먹어야 했고, 그는 일본으로 무사히 돌아온 후에도 그 처참한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평생 괴로워했다. 미쓰코는 이소베의 죽어 가는 아내를 간호했던 자원 봉사자였다. 그녀는 대학 시절 가톨릭 신자인 오쓰를 그저 장난으로 유혹했다가 버린 기억이 있다. 그녀는 신부가 된 오쓰가 인도의 수도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오쓰는 신부의 길을 걷기 위해 프랑스 수도원에서 수련을 하지만 신과 구원에 대한 그의 생각은 그곳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인도로 가서, 홀로 죽어 가는 사람들을 갠지스 강으로 데려다 주는 일을 하게 된다.
『깊은 강』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울 수 없는 슬픔을 가슴속에 품은 채 살아간다. 등장인물들의 삶, 나아가 이 작품 전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존재,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인생의 문제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이들은 인도에서 불가촉천민부터 수상이었던 인디라 간디까지, 신분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품어 안는 갠지스 강과 그곳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구원에 이르는 강의 이미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신의 모습

『깊은 강』은 다음과 같은 흑인 영가로 시작되며, 엔도 슈사쿠는 이 흑인 영가에서 작품의 제목을 따왔다.

깊은 강, 신이여, 나는 강을 건너,
집회의 땅으로 가고 싶어라.

흑인 영가에 나타나는 ‘강’은 그들의 고달픈 기억과 고통에서 해방되어 만나는 새로운 세계, 구원의 세계에 대한 간절한 꿈을 이루어 주는 신과 같은 존재를 의미한다. 소설 ??깊은 강??에서 말하는 ‘강’은 힌두교도들이 죽음을 맞기 위해 찾아오는 성스러운 갠지스 강, 나아가 삶의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구원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어머니와 같은 깊고 큰 강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힌두교의 여신 차문다를 통해 인간들의 고난을 상징적으로 그려 내면서, 나아가 그 고통을 함께 하고 또 끊임없이 사랑을 베푸는 신의 존재를 보여 준다. 이는 역시 강의 상징적인 이미지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오랜 병고를 대신 짊어진 채로 그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신은 우아하고 고결한 성모마리아와 대조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엔도 슈사쿠는 차문다를 통해 인간 위에 있는 신이 아닌, 인간과 함께하며 인간 안에 살아 숨 쉬는 신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그녀의 젖가슴은 이미 노파처럼 쭈글쭈글합니다. 하지만 그 쭈그러든 젖가슴에서 젖을 내어, 줄지어 있는 아이들한테 나눠 줍니다. 그녀의 오른발이 문둥병으로 짓물러 있는 걸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배도 허기 때문에 움푹 꺼질 대로 꺼졌고, 게다가 그걸 전갈이 물어뜯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런 병고와 아픔을 견디면서도, 쭈그러든 젖가슴으로 인간에게 젖을 주고 있습니다.

평생 신을 좇는 삶을 살아온 인물인 오쓰 역시 엔도 슈사쿠가 말하고자 하는 ‘강’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오쓰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 이미 가톨릭교도가 되었고, 평생을 진정한 신을 찾아 헤매었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나라를 떠나 프랑스까지 갔지만, 모든 인간을 품어 안는 신을 찾던 그는 신학교에서마저 배척당한 후 인도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계급이나 성별 등 인간이 만들어 놓은 두터운 벽과는 상관없이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갠지스 강에 감동한다. 결국 엔도 슈사쿠가 ‘강’의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하는 주제는 종교를 초월하여 인간의 영혼이 갈구하는, 선과 악이 혼재한 모든 삶을 포용하는 지닌 신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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