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5

책방 밀물

동네책방 ㅣ 서울 마포구

바다의 밀물이 차오를 때의 충만함처럼, 책을 통해 마음을 채우는 곳. 책방 밀물입니다.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로 바다로 나갈 것이다.”라는 문구 아래 자신만의 때를 찾고 있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는 곳. 성산동 한적한 골목, 시옷길에 위치한 책방 밀물을 소개합니다.


간단한 서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연남동과 성산동 사이 작은 골목, 시옷길에 자리 잡은 책방 밀물입니다. 저희 책방에 오시면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로 바다로 나갈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바닷가가 고향인 저에게 많은 영감을 준 문장이에요. 이 문장처럼 이곳에서만큼은 충만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쓰며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든 공간입니다.

‘책방 밀물’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책방 밀물이라는 이름은 고향 여수의 바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밀물이 들어올 때의 충만함과 차오름을 담고 싶었습니다. 밀물처럼 나만의 때를 찾아가며 살고 싶은 마음도 함께 담겨 있어요. 항상 책을 읽고 나의 이야기를 쓰는 순간이 가장 밀물같이 느껴지듯, 책방에서의 시간도 그렇게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밀물처럼 차오르는 순간이라, 너무 좋은 말이네요. 이런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내가 나로 존재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던 시기가 찾아왔고, 회사를 다니며 온라인 서점을 먼저 열었어요. ‘책 벗’ 이라는 패키지를 만들어 큐레이션, 손편지, 온라인 독서모임을 결합한 상품을 먼저 선보였고, 읽고 쓰는 모임을 열며 점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0개월 정도 후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후회할 것 같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을 통해 얻었던 경험이 참 충만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준 셈이네요! 이런 ‘책방 밀물’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있나요?
저희 서가는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어요. 항상 고민에 대한 조언을 책에서 얻는 편이라 제가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주제에 관한 책이 많습니다. 여러 분야 중 소설을 가장 애정해 소설 서가의 지분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이외엔 제가 직접 읽고 좋았던 책들, 또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중심으로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얻는 조언이라, 책방지기님에게 독서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저에게 독서는 몰입과 사유의 순간인 것 같아요. 읽다 보면 걱정 근심 없이 몰입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순간이 참 좋아요. 그리고 몰입 후 찾아오는 사유의 시간은 무척이나 소중한 것 같습니다. 특히 소설을 읽으며 많은 사유를 하는데요. 소설 속 인물들에서 스스로와 타인을 발견하고, 이해할 때 좀 잘 살고 싶다,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를 얻는 것 같아요. 한편으론 책을 읽고 있는 저의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결국 읽는다는 건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 잠시 멈추어 생각할 시간을 주는 귀한 행위라고 생각해요.

책 읽는 제 자신이 꽤 마음에 드는 그 기분! 저도 알 것 같아요.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온라인 서점 때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늘 상상했어요. 가장 먼저 서점으로 들어오자마자 책으로 둘러싸인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SNS의 톤과 바이브가 그대로 매장에 재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검은 종이에 흰 펜으로 책, 공간 이곳 저곳에 손글씨를 붙여두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앞서 소개했던 책방지기의 취향을 담은 CD, LP, 소품, 포스터 등을 배치했어요. 어쩌다 주인과 같은 것을 좋아할 때 느껴지는 내적 친밀감을 극대화할 덕질의 요소를 뿌려놓았달까요!





책방 밀물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나 행사 등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진행하는 모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뉘는데요. 조조, 심야 책 읽기, 심야 작업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온라인 시절부터 이어온 하루 읽기와 하루 쓰기 모임도 계속 운영하고 있습니다. 항상 모임장인 저보다 더 열심히 참여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매번 제가 더 배우고 가는 기분이 들어요. 이외에도 소설 쓰기 혹은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를 열고 있는데요. 모든 독서모임에 “느슨한 연대감과 약간의 강제성"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있어요. 너무 강압적인 분위기의 모임은 시작을 어렵게 하지만 또 그런 강제성이 없다면 지속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외에도 주변 상점들과 함께 “만취 백일장"같은 다양한 콜라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답니다.

책방 밀물을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밀물에서는 당일 구매한 책을 읽고 갈 수 있는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어요. 혹은 책 구매와 상관없이 좀 더 편안한 독서를 하고 싶은 분들께 ‘만조를 기다리며‘라는 예약 지정석이 있답니다. 네이버를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으니, 좀 더 편안한 독서와 사색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그리고 혹시나 책을 읽다 심심하시거나 책 추천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언제든 말을 걸어주셔요. 생각보다 재미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책방지기에게 말 걸기! 항상 우물쭈물 고민되었었는데, 이렇게 먼저 이야기해 주시니 너무 좋네요!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문득, 내가 어렸을 때 그렸던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을 때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서점 얘기를 함께 하던 친구와 서로 마주 앉아 둘 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을 때. 또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손님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때, 자주 오신 분들이 불쑥불쑥 감사 편지를 보내주실 때처럼, 이 공간이 저에게 또 오시는 분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음을 느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책방지기님께‘ 책방 밀물’ 다움이란?
책방 밀물다움이란 ‘느슨한 연대감과 약간의 강제성을 통해 독서와 글쓰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일 것같아요. 오시는 분들과 함께 애정하는 책들을 덕질하고,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느슨하지만 꾸준한 연대를 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방 밀물’는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사실 꿈꾸는 게 참 많아요. 언젠가는 고향 여수에서 북스테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싶기도 하고, 저희 밀물만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 아래 항상 사람들과 책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와서 책을 읽고 쓸 수 있는 곳, 서로의 취향과 영감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책방 밀물이 오시는 분들 삶 속에 작지만 큰 힘이 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이 밤은 괜찮아, 내일은 모르겠지만
서유미 지음 | 민음사 펴냄
이 책은 저에게 소설의 재미를 진정으로 알게 해준 작품으로, 소설이 주는 힘을 알게 되었어요. 인물들을 통해 저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하며 마치 거울 속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달까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소설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소설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때로는 위로받을 수 있을 거예요.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
책방밀물
@milmulbooks



〔책방 밀물〕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15길 37
◦ 운영시간 | 13:00-20:00 / 일, 월 휴무
책방 인스타그램

책방 위치